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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비트코인 현물 ETF는 무엇을 의미하나

IT 블록체인 권승원의 코인읽기

비트코인 현물 ETF는 무엇을 의미하나

등록 2023.11.11 07:00

권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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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는 무엇을 의미하나 기사의 사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관련 기대감은 올 하반기 자산시장의 뜨거운 이슈다.

몇년째 굳게 닫혔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의 문이 마침내 열릴 것 같은 낌새를 보이며 암호화폐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만 시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핵심 자산인 비트코인의 가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제대로 시장 뒤흔든 'ETF 신청 불패'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불을 지핀건 블랙록이었다.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ETF 접수 전적은 '무패'에 가까웠고 그런 블랙록이 비트코인 ETF 신청에 나서자 시장 안팎에서는 "마침내 때가 됐다"는 해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언론을 통해서 밝혀진 블랙록의 신청서는 그 빙산의 일각 마저도 기존의 신청서들과 달랐다. '감시 공유 계약(SSA - Surveillance Sharing Agreement)' 조항을 첨가하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추종하는 비트코인 현물 가격에 대한 시장 조작 가능성을 철저하게 방지하겠다는 조항을 마련했다.

블랙록은 마치 답을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고 아크인베스트를 포함, 비트코인 현물 ETF에 도전했던 다수의 자산 운용사들이 블랙록의 신청서를 참고해 재차 신청서 접수에 나섰다.

지난 10월 말 미국 중앙예탁결제원(DTCC)의 상장 목록에 블랙록의 비트코인 신탁 상품 티커가 등재된 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연상케 하는 티커가 또다시 등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연이어 발생한 이 사건들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사실상 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해석이 시장 안팎에서 쏟아졌다.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은 시장 안팎에서 기정사실로 해석되고 있고 언제 SEC가 승인 도장을 찍느냐를 두고 여러 예측이 오가고 있다. 당연히 ETF의 핵심 추종 자산인 비트코인은 오랜만에 자산시장 안팎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까?

# 비트코인, 사기·허구 오명 벗고 금융상품으로 진화 중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과 출시는 비트코인의 금융상품화를 뜻한다.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기관에 의해 본격적인 금융상품으로 인정을 받으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사실 비트코인은 15년 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만 하더라도 실체마저도 불분명한 '디지털 화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트코인에 항상 오명처럼 따라 붙었던 꼬리표도 '사기' 내지는 '허구'였다.

"실체 없는 허구에 투자하지 말라", "비트코인의 가치는 제로(0)에 수렴할 것이다" 등으로 비아냥댔던 이들도 수두룩했다. 그러나 ETF가 출시되면 실체가 불분명한 사기·허구 화폐라는 오명을 모두 불식시킬 수 있다.

운용 자금만 10조달러(한화 약 1경원)에 달하는 블랙록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미국의 자산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을 토대로 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게 되면 자산 시장은 일대 변혁을 겪게 된다.

현물 ETF 출시 이후의 비트코인은 금이나 원유를 비롯해 이미 자산 시장에 ETF 형태로 등장한 여러 자산들과 동일선상에 서게 된다. 소정의 가치를 가진 '가시적 자산'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이뤄질 경우 수많은 자산 운용사들이 멋들어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될 자금 역시 막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맷 휴건 비트와이즈 투자 총괄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현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될 자금을 향후 5년 간 약 500억달러(한화 약 67조5050억원)로 추정했다. 미국 ETF 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총 7조달러(한화 약 9451조4000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이 중 비트코인 현물 ETF가 약 1%의 자금 유치에만 성공에도 약 70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다는 계산이다.

미국 월가의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랫의 창업자 톰 리는 더 개방적인 의견을 밝혔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포함, 거시 경제 위험이 만연한 현재의 상황에 비트코인이 '헷징자산'으로써 갖는 가치와 글로벌 자산 운용사들의 안정감이 만나 비트코인 현물 ETF에 하루 1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많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예측을 늘어놓고 있다.

# 장밋빛 전망 속 아서 헤이즈의 섬뜩한 경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달콤한 꿈'에 빠져 있는 사이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CEO는 다소 섬뜩한 멘트를 남겼다.

지난 8일 온더마진 팟캐스트 인터뷰에 나선 아서 헤이즈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결국 비트코인의 존재 가치를 죽일 것이라는 멘트를 남겼다.

아서 헤이즈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현물 ETF가 서로 연계되었지만 상극의 특성을 가진 점을 지목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비트코인의 이점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가진 본래의 의도와 가치는 분산화된 통화"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비트코인은 블랙록을 포함한 다수의 자산 운용사들이 출시하는 금융상품으로 자리잡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록과 같은 기업들의 실상은 국가의 대리인이며 이들이 출시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큰 인기를 끌 경우 비트코인은 실질적인 활용성과 가치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 인한 비트코인의 금융상품화와 이로 인해 탈중앙 화폐로써 비트코인이 지닌 가치 상실을 지적한 것이다.

아서 헤이즈는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로 인한 비트코인 독점화 현상을 예고했다.

그는 "블랙록은 이미 일부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최대주주이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큰 인기를 끌 경우 대형 자금을 가진 자산 운용사들은 비트코인 채굴 산업을 집어삼키고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 가진 탈중앙성을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중앙통제 현상이 결국 탈중앙형 화폐인 비트코인의 고유 가치를 잃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서 헤이즈는 인터뷰 막바지에 "인플레이션 등의 현상은 결국 정부가 돈을 많이 발행했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며 한정 수량의 비트코인은 이런 상황 속에 훌륭한 헷징자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만일 비트코인 역시 금융상품으로 전락해버려 중앙통제를 받게 된다면 비트코인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 비트코인 현물 ETF는 화폐 시스템 역사의 답습

아서 헤이즈의 지적처럼 비트코인의 본질적인 가치는 탈중앙화된 화폐였다. 이는 비트코인 백서에 명확히 명시된 바다. 비트코인 백서는 비트코인에 대해 "거래를 보증할 제3자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P2P 네트워크를 활용한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문구를 서술, 비트코인이 거래를 위한 통화임을 명백히 밝혔다.

비트코인과 달리 비트코인 현물 ETF는 화폐가 아닌 금융상품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구매하는 이는 비트코인을 직접 소유할 필요가 없다. 거래를 원하는 이가 특정 화폐를 보유해 거래에 나선다는 공식과 성립되지 않는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통화로써의 비트코인 대신 금융상품으로써의 비트코인을 뜻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기존 인류 역사가 보여준 통화로써의 조건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인류 역사 속 화폐 시스템에는 하나의 절대적인 법칙이 존재했다. 화폐 시스템을 설계한 이들은 한정 수량의 자산을 활용해 자신들이 제어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특히 강력한 힘을 가진 제국이 한정 수량의 자산을 독점에 가깝게 확보한 뒤 해당 자산을 바탕으로 무한에 가까운 통화를 발행했다. 그렇게 발행된 통화는 제국의 힘이 닿는 곳 어디에서건 통화로서의 가치를 보장받았다. 과거 로마의 금화, 중국의 동전, 금본위제의 달러는 바로 그 좋은 예다.

수년째 비트코인 현물 ETF는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루나 사태'와 'FTX 사태' 등 온갖 악재로 1년 넘는 약세장이 지속된 상황에서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문을 두드렸고 이제 그 문이 열릴 낌새를 보이고 있다.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위해 수년간 비트코인을 매집했다는 사실은 자명하게 드러난 사실이다.

약세장이 지속되던 2022년과 2023년 상반기에도 블랙록이 다소 고요하지만 명확하게 진행했던 암호화폐 관련 투자와 블랙록 자체 펀드 옵션 내 비트코인 추가 소식, 그리고 블랙록의 비트코인 매집사 주식 매집 사실은 바로 블랙록의 비트코인 매집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임박한 것 같은 11월 첫째주,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의 시장 공급량 감소와 새로 공급되는 물량이 소수에 의해 독점되고 있는 사실을 보고했다.

글래스노드는 "1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그룹이 올해 7월 이후 최대치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은 현재 시장에 공급된 물량의 약 92%를 가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2100만개의 한정 수량으로 설계된 비트코인은 기나긴 약세장을 거쳤고 현재의 신규 물량의 대부분은 누군가가 계속 가져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의 태동이 시작됐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과연 누가 될 것인지 궁금증이 더 커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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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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