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RV 매출액 29조2550억원···현대차보다 6조원 많아SUV 판매 비중 67%까지 상승···수익성 업계 톱 배경리브랜딩 효과 '톡톡'···전동화 가격경쟁 체력도 비축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아의 올해 3분기 RV(SUV‧MPV) 누적 매출액은 29조255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29조4764억원)과 비슷한 수치다.
2020년 19조8835억원에 그쳤던 기아의 RV 매출액은 2021년 23조8497억원, 2022년 29조4764억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세단 모델은 8조1702억원, 8조3298억원, 7조8223억원으로 제자리였다. 3분기까지 5조5097억원을 기록한 올해 역시 비슷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올해 RV 매출액은 23조6875억원을 기록한 현대차보다 23.5%나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현대차를 약 1조5000억원 차이로 제쳤지만 올해는 격차가 휠씬 벌어졌다.
기아는 자동차 수요 피크아웃 우려에도 올해 3분기까지 236만4000대를 판매하며 누적 매출액 75조5000억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증권가는 기아가 올해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과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7.7%씩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8%나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11.2%로, 현대차(9.3%)보다 1.9%P 높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고급브랜드(제네시스)를 보유한 현대차보다 기아의 수익성이 높은 건 SUV 판매 호조 덕분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의 RV 매출에서 보듯 올해 SUV 판매 비중은 67%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SUV의 판매 가격은 같은 급의 세단보다 최소 200~300만원가량 높다.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의 국내 판매가격은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기준 2537만~3417만원이다. 이는 중형세단인 K5 1.6 가솔린 터보 모델(2860만~3526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SUV의 판매 확대에 따른 ASP(평균 판매단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9월까지 기아의 최다 판매모델(국내공장 생산기준)은 쏘렌토(6만8379대), 카니발(5만8695대), 스포티지(5만8028대), 셀토스(4만2633대) 등 모두 RV 차종들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기아의 핵심 차종인 쏘렌토, 스포티지, 카니발을 비롯해 북미 전략차종인 텔루라이드도 인기가 매우 높다"며 "엠블럼 교체 등 리브랜딩과 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SUV를 앞세워 체질 개선에 성공한 기아는 전기차 경쟁 구도에서도 현대차를 앞서는 모습이다. 비싼 하이브리드 SUV로 곳간을 채운 만큼 거세지는 전기차 가격 인하 압박을 견디기에도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매출액 대비 낮은 고정비 비중으로 테슬라와 전기차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완성차업체"라며 "(SUV 중심의)제품 믹스 개선과 트림 상향, 워런티 비용 감소로 영업이익률 12%를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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