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 개최사내이사 선임안 가결···21일 임기 시작양종희 "막중한 책임···기대 부응할것"
KB금융은 1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양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전자 및 서면 투표를 포함해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수 총 3억1682만1603주 가운데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찬성률 80.87%, 출석 주식수 대비 찬성률 97.52%로 원안대로 통과됐다.
양 내정자의 차기 회장 선임이 확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양 내정자는 이달 21일부터 오는 2026년 11월 21일까지 대표이사 회장으로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양 내정자는 임시 주총 자리를 통해 "국내 최고 리딩그룹인 KB금융그룹의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서 추천해주시고 선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책임감도 막중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날 의장으로서 마지막 역할을 한 윤 회장도 "9년 전 여러분께서 그룹의 CEO로서 제 가슴에 달아주셨던 빛나는 노란색 휘장과 이제는 마치 교복처럼 익숙해져버린 노란 넥타이까지 행복한 추억만 가득 안고 이제 저는 물러간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KB금융을 이끌어갈 양종희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는 그룹 전략의 연속성과 끊임없는 목표 추구를 위한 비전과 능력을 갖춘 그야말로 준비된 리더"라고 평가하며 양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양 내정자는 앞서 KB금융 경영승계절차에 따라 최종 후보자로 낙점됐다. 양 내정자는 비은행장 출신이지만 은행과 비은행을 고루 거친 인물로 평가된다. 양 내정자는 KB국민은행의 영업점 및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했고 2008년 지주로 자리를 옮겨 전략 담당 상무, 부사장 등 그룹 내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또한 LIG손해보험 대표를 맡아 비은행 강화를 이끌었으며 부회장에 오른 뒤에는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 고객, 자산관리, 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며 두루 경험했다.
양 내정자가 회장에 오르게 되면 풀어야할 숙제들도 많다. 가장 급선 과제는 인사다. KB금융의 11개의 계열사 가운데 올해 말에서 내년초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곳은 총 9곳이다.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저축은행,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상이다. 해당 9개의 계열사 중 10명의 CEO들이 임기 만료되면서 양 내정자가 이번 인사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지, 대대적인 교체를 통한 파격 인사를 실시할지 결정해야한다.
또한 현재의 부회장직 유지 여부도 양 내정자의 손에 달렸다. KB금융은 지난 2021년 부회장직을 신설했고 양 내정자가 가장 첫 타자가 됐다. KB금융의 부회장직은 회장에 이은 '2인자' 자리로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필요한 자리였다. 다만 이제 '양종희 시대'가 개막된 만큼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에서라도 부회장직을 이어갈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양 내정자도 지난 9월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부회장직에 대해서는 향후에 전반적인 저의 파트너로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하겠다"며 "회장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측면과 KB금융그룹이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업무 분담한다는 측면 등을 고려해 이사회와 협의해 유지 여부를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던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 등 글로벌 부문에도 집중해야 한다. KB금융은 국내 시장에서 '리딩금융그룹'으로의 위치를 공고히 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KB금융 내 글로벌 이익 비중은 10%에 불과할 정도다. KB부코핀은행의 경우 야심차게 인수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안정화를 이루지는 못했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에 약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개선 작업을 벌여왔지만 경영정상화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비은행 및 디지털 부문들의 경쟁력 제고도 지속적으로 신경을 기울여야할 부문이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그룹의 실적을 이끌어왔지만 금융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대비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에 대한 이익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그룹의 고른 성장을 위해서는 비은행 강화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디지털 부문 역시 시대의 흐름상 간과할 수 없다. 더이상 선택이 아닌 숙명이 됐기 때문이다.
양 내정자는 "국내 경기, 금융산업의 여러 어려움 속에도 저희 주주들이 KB금융그룹에 기대하는 것들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KB금융지주의 이사회와 윤종규 회장이 추진해 온 중장기 자본 관리 방향과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추진해나가겠다"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