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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모비스 이규석號 출항···'공급망 안정화 그룹 실적 기여'

산업 자동차

현대모비스 이규석號 출항···'공급망 안정화 그룹 실적 기여'

등록 2023.11.17 14:47

박경보

  기자

조성환 용퇴 결정에 원포인트 인사···공급망 관리 전문가AS사업 앞세워 호실적 행진···모듈 영업이익률은 '0.1%'레벨3 자율주행 고도화·비계열 고객사 다변화도 숙제

현대모비스 이규석號 출항···'공급망 안정화 그룹 실적 기여'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의 구매본부장을 맡았던 이규석 사장이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사령탑이 됐다. 이 신임 사장은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전동화 사업의 수익성을 제고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17일 현대차그룹은 이규석 현대차 구매본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하는 원포인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이 12월이 아닌 11월에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차그룹이 11월에 현대모비스의 수장을 바꾼 건 조성환 사장이 용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하반기 임원인사에서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조 사장은 오는 2026년 3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났다. 1961년생의 조 사장은 성기형 통합솔루션부문장(부사장)과 더불어 현대모비스의 임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았다.

회사 떠나는 조성환 사장, ISO 회장 활동에 전념
조 사장은 최근 열린 주요 임원회의에서 경영 지휘봉을 내려놓고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한국인 최초로 ISO 회장에 선출된 조 사장은 올해부터 당선자 신분으로 활동해 왔다.

1965년생의 이규석 신임 사장은 현대차에서 공급망 관리(SCM)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정세 불안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공급망 안정화를 통해 그룹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44조5822억원, 영업이익 1조7721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8%%, 29.7%씩 급증한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늘어나는 연구개발비 부담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업계는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수요 피크아웃 우려에도 꾸준히 실적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재료비와 물류비가 하향 안정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A/S 사업의 수익성도 정상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내년에도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S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20~25%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이 같은 현금 창출력은 현대모비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물류비 하락 덕 본 현대모비스···내년 과제 산적
하지만 이 신임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전반적인 이익 성장세는 두드러지겠지만 전동화 사업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전동화 사업이 포함된 모듈사업부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0.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24.4%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A/S사업부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고성장세를 이어온 전기차 시장은 올해부터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일부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의 원가절감을 위해 배터리셀을 직접 매입에서 사급으로 전환해 조달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의 3분기 전동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매출이 한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점과 맞물려 전동화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관리 전문가인 만큼 전동화 부품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는 묘수를 짜내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내년 전동화 사업부 매출액 성장률은 19%로, 전년(33%)보다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신 마진 개선과 PE 시스템 매출 확대에 따른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 사장이 현대차 출신인 점을 고려할 때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던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현대차로 넘기는 작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연료전지 사업은 매년 500억원~1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자율주행 모듈 사업을 확대해야 하는 것도 이 사장의 역할이다. 현재 현대차‧기아에 공급되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는 현대모비스가 생산하지 않고 있다. 기아 EV9, 제네시스 G90 등 레벨3 자율주행차에는 현대모비스 부품이 쓰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장은 현대차‧기아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더욱 낮추고 고객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도 짊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올해 3분기까지 핵심부품을 85억7000만달러(한화 약 11조6000억원)을 수주한 상태다. 올해 초 공격적으로 세웠던 목표 금액(53억6000억달러)를 무려 60%나 초과한 수준이다.

현대모비스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의 수주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고객사를 다변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고객사 대상 핵심부품 수주액은 지난 2016년 1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21년과 지난해 각각 25억달러, 47억달러로 급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완성차 업계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규석 신임 사장은 고객사 다변화와 전동화 사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사업 전환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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