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본입찰···양대 식품업계 하림·동원 '2파전' 형성인수 자금 마련 총력전···지분 매각·CB 발행 등 '사활'유찰 가능성도···강석훈 "무리한 매각 추진 안 할 것"
HMM 본입찰 하루 앞으로···CEO도 나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오는 23일 하림, 동원, LX인터내셔널 등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HMM 본입찰을 진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들은 지난 9월 HMM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이달 초까지 실사 과정을 거쳤다.
앞서 예비입찰에는 ▲LX인터내셔널 ▲하림 ▲동원 ▲독일 컨테이너선사 하팍로이드 등 총 4곳이 참여했다. 다만 하팍로이드는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최종 탈락했고, LX인터내셔널은 해운업 불황 등으로 인수전서 발을 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본입찰이 식품업계 양대 산맥인 하림과 동원의 2파전으로 흘러가자 이들의 현금성자산도 주목받고 있다. HMM의 몸값이 워낙 높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고, 인수 자금도 최소 6조원 이상으로 예측돼서다. 이날 오전 기준 HMM의 시가총액도 무려 10조9764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하림은 약 1조5000억원, 동원은 6000억원가량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HMM을 인수하려면 조(兆) 단위의 대규모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셈이다.
하림은 해운 계열사 팬오션을 앞세워 자금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팬오션은 지난달 한진칼 지분 5.8%(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매각했다. 팬오션은 당시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지분을 처분했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HMM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했다.
팬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선 운송사다. 지난 2015년 6월 하림그룹에 본격적으로 편입했으며, 이후 실적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실제 팬오션은 하림에 편입한지 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이듬해에는 2조원까지 돌파하며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업계는 하림이 HMM을 품을 경우 벌크선부터 컨테이너선까지 사업 다각화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자회사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다. 동원은 최근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CB 발행을 추진했다. 구체적인 발행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대 최고경영자(CEO)들도 HMM 인수에 대한 기대감과 의지를 피력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동원그룹은 바다와 함께 성장했으며,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말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HMM 인수는) 하림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로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도 좋고 사회가 좋아지는 국가 경쟁력 강화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찰 가능성 왜?···HMM 높은 몸값 '걸림돌'
다만 업계 안팎에선 이들의 부족한 현금력과 HMM의 높은 몸값에 유찰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게다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혀 유찰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HMM의 매각가는 현재 최소 6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HMM의 1·2대 주주인 산은과 해진공이 최근 HMM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매각가는 무려 10조원까지 전망되고 있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이 전환 청구한 주식 수는 CB 8000만주, 신주인사권부사채(BW) 1억2000만주다. 이 밖에 이들은 1조6800억원의 영구채를 추가로 해결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HMM 발행 주식 수는 무려 10억주 이상이 될 전망이다.
강석훈 회장의 발언도 유찰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적격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HMM을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불참에도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앞서 업계는 ▲포스코 ▲현대자동차 ▲삼성SDS 등 대기업들의 참여를 유력하게 전망했다. 다만 이들 모두 HMM 인수에 뜻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이 외 SM그룹과 글로벌세아는 예비입찰에 앞서 막판 불참을 선언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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