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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임종룡, 대수술 강행에도 조직 장악 사실상 실패···고인물 싹 뺀다?

금융 은행 금융권 인사시즌 개막

임종룡, 대수술 강행에도 조직 장악 사실상 실패···고인물 싹 뺀다?

등록 2023.11.27 11:4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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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께 취임 후 첫 대규모 조직개편 실시 잇따른 횡령·손실 사고 '내부통제' 공염불'사고 책임' 강신국·이문석, 퇴진 가능성↑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하기 앞서 내빈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하기 앞서 내빈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미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설계에 본격 착수하면서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상반기 이미 대규모 조직 개편을 마친 터라 변화를 줄 곳이 마땅치 않지만, 올해도 그룹이 내부통제 문제로 곤욕을 치른 만큼 임 회장도 조직 단속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다음달 조직개편을 겸한 인사를 통해 내년도 사업 추진을 위한 대비 태세를 구축할 예정이다. 임종룡 회장도 이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임종룡 회장이 지주와 자회사를 아우르는 모든 인사·조직개편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임 회장이 CEO로서 시도하는 첫 번째 연말 인사인데다, 취임 후 9개월 가까이 보내면서 분위기를 속속들이 파악했기 때문에 그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주는 전략, 자회사는 사업' 기조 유지···재무 부문 등 변화 줄 듯
일단 우리금융은 '지주는 전략, 자회사는 사업'이란 기존의 틀 아래 조직개편을 구상하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임 회장의 취임 일성처럼 지주는 전략 수립과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자회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소폭의 변화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실 개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눈에 띄진 않는다. 임 회장 등판과 맞물려 우리금융이 '대수술'을 강행한 바 있어서다.

우리금융은 3월 지주의 덩치를 줄이고 자회사의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실행에 옮겼다. 세부적으로 총괄사장과 수석부사장직을 폐지하고 11개였던 지주 내 사업 부문을 9개로 재편했다. 또 지주 임원을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구성원을 약 20% 감축하는 동시에 회장 비서실을 없앴다. 신설한 부서도 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전략을 수립하는 미래사업추진부문이 대표적이다.

이에 발맞춰 자회사도 조직을 재정비했다. 일례로 핵심자회사 우리은행은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고 이들이 담당하던 업무를 국내영업과 기업투자금융 등 부문으로 나눴다. 또 국내영업 부문엔 ▲개인 ▲중소기업 ▲기관 ▲자산관리 ▲연금사업을, 기업투자금융 부문엔 ▲기업 ▲글로벌 ▲IB ▲부동산금융 등 영업관련 그룹을 각각 배치해 사업에 전념토록 했다.

따라서 임 회장도 경영의 연속성을 지키고 각 부문의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자 내년까진 현 시스템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개편이 유력시 되는 쪽은 이성욱 지주 부사장이 이끄는 재무부문이다. 임 회장이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명분으로 아직까지 손을 대지 않은 영역이어서 이번 작업을 계기로 책임자나 조직 구성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횡령·투자손실에 내부통제 도마 위···은행 부행장 '칼바람' 부나

그 대신 내부통제와 관련해선 임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강경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점쳐진다. CEO가 조직원에게 거듭 쇄신을 촉구했음에도 투자 손실과 직원 횡령 등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그룹이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에 오른 탓이다.

지난해 '700억원 횡령' 사고로 곤욕을 치른 우리금융은 올해도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실제 비수도권 영업점 행원이 가상자산 투자를 목적으로 외환거래 환차익 7만 달러(약 9000만원)를 빼돌리다가 적발됐고, 서울 금천구청지점 직원이 소비자가 낸 공과금 약 52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포착돼 도마에 올랐다.

아울러 최근엔 우리은행 트레이딩부가 주가연계증권(ELS)상품 관련 파생거래 중 시장 변동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962억원의 평가손실을 내기도 했다. 리스크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이에 임 회장도 그룹 전반에 경각심을 키우는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우리은행 부행장 인사에서 그 신호가 나타날 것이란 시선도 존재한다. 이른바 '칼바람'이 불 것이란 얘기다.

현재 은행 부행장 중엔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이문석 자금시장그룹장, 고정현 IT그룹장 등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 중 과거 자금시장그룹을 담당했던 강신국 부행장과 현재 자금시장그룹을 총괄하는 이문석 부행장은 퇴임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생상품 투자손실 건으로 각각 '견책'과 '주의'라는 무거운 처분을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카드, FIS 흡수···새 IT거버넌스 가동

이밖에 우리금융은 내년 1월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결집한 새 거버넌스를 출범한다. 우리에프아이에스(FIS)의 IT 개발·운영 기능을 은행·카드사로 넘기는 한편, 지주 내에도 이를 관리할 조직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7월 우리FIS의 IT 개발과 운영 업무를 은행과 카드사가 직접 수행하는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 니즈와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IT 개발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서비스 개선과 비용 절감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었다.

그 일환으로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FIS의 개발·운영 업무 관련 인력과 자산 일부를 인수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조직개편, 인력이전, 내부통제 사전점검 등을 거쳐 조만간 개편된 IT거버넌스 체제를 가동한다. 우리카드도 조만간 같은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인사·조직개편 시점이나 방향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지주는 전략에, 자회사는 사업에 집중하는 기조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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