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탈바꿈···손꼽히는 서울 명소로 부상'SNS' 익숙한 MZ세대···'잘 통하는' 마케팅'팝업스토어→정식 매장' 오픈 이어지기도
그런데 많고 많은 지역 중 성수가 인기 장소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1970~1980년대 수제화 공장이 밀집해있던 성수동의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지기 시작한건 2010년대부터다. 외환 위기로 무너진 공장들이 방치됐던 이곳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공업 지역이라는 특색 있는 매력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가게들로 하나둘 채워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상업 시설이 들어서며 지역에 활기가 돌자 문화를 좇는 젊은 층들을 포함한 유동인구는 더욱 빠르게 늘어났고 그 결과 성수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쇼핑 명소이자 MZ세대의 '번화가', '놀이터'로 자리 잡게 됐다.
성수가 팝업스토어 성지로 또 한 번 진화하게 된 데는 젊은 세대들이 친숙하게 활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한몫 했다. SNS에 성수 관련 정보가 퍼지면서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분야인 유통업계가 발 빠르게 이곳을 선점, 팝업스토어를 열며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에 나섰다.
실제 SNS에선 성수에 대한 키워드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30일 오전 기준 성수와 관련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게시물은 700만건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성수가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패션업계는 다양한 신제품에 대한 MZ세대의 관심과 선호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곳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후 팝업스토어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경우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정식 매장 오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무신사다. 그간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통해 인지도를 높여온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달 성수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공식 오픈했다. 연무장길 중심가에 총 2개 층, 805.22㎡(약 244평) 규모로 들어선 이곳은 매 시즌별 트렌디한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큐레이션 스토어'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의 큐레이션 쇼룸인 '이구성수'도 큰 인기다. 이구성수는 최근 1년간 220여개가 넘는 브랜드들과의 전시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젊은 세대 유입에 대한 성과도 좋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구성수는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수 25만명을 돌파했는데 가장 많이 방문한 연령대는 20대(60.4%)와 30대(29.6%)대로, 전체 방문객 가운데 90%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성수를 방문하는 MZ세대들에게 팝업스토어 방문은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성수=팝업스토어'라는 하나의 공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20대 직장인 김씨는 "친구들과 팝업스토어에 가기 위해 성수를 찾을 정도"라며 "집으로 돌아갈 때면 다음 달에 열리는 팝업스토어 일정을 미리 검색해 친구들끼리 공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SNS 인증샷이 팝업스토어 내에서 하나의 이벤트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성수가 더 큰 인기를 끌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수는 패션에 가장 관심이 많은 젊은 층들이 모인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공간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선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 견고한 팬덤층을 구축할 수 있어 긍정적인 만큼 앞으로도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팝업스토어는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Z세대가 주축으로 만들어가는 인기 장소, 성수를 이어갈 다음 지역은 어디일까.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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