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카카오 판교 아지트서 '크루 간담회' 진행"그간 성공 방식 안 통해···전면 재검토·설계해야"경영진 개편 의지도···"구심력 강화 구조 만들 것"
11일 정보 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5층 한 공간에서 '브라이언톡'(카카오 크루 간담회)을 개최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본 간담회는 현장에 400여명의 크루들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간담회를 마친 후 김 위원장은 사내 알림망에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얘기를 들었던 카카오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 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김 위원장은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젊은 CEO 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실리콘밸리의 창업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방식이 한국에서도 작동하길 바랐고 실제로도 카카오와 계열사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공을 만들어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해당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카카오로의 변화를 주도하고자 한다"며 "항해를 계속할 새로운 배의 용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임직원들을 만나 ▲확장 중심 경영전략 리셋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 ▲사회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 연구 등의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거버넌스 개편 계획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는데, 김 위원장은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카카오는 경영진 사법리스크부터 핵심 임원의 내부 고발까지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 의혹이 뼈아팠다. 이 같은 의혹으로 검찰에 구속됐던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는 지난달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이외에도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도 같은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기소 의견, 송치됐다.
공동체 살림을 책임지는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폭로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한 매체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진 임원들 간 다툼은 김정호 총괄의 개인 SNS를 통해 그 내막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게재된 글에는 ▲'서울 아레나' '데이터센터' 등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관련 비리 ▲제주도 본사 유휴 부지 개발 외주 업체 선정 방식의 문제점 등이 포함돼 있어 논란을 확산시켰다.
지난 5일 김 총괄은 회사 내부망에 사과문을 올리며 폭로전은 일단락된 상황이다. 김 총괄은 사과문과 함께 '100대0 원칙' 위반 건에 대한 징계 여부도 요청했는데, 아직까지 회사 측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 내부 원칙 중 100대0 원칙은 카카오 내부에서는 모든 정보를 100% 공유하고 외부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보안을 유지하자는 의미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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