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60주년 만에 '수출 효자'로 등극연간 해외 판매액, 올해 3조원 육박 전망신라면·불닭볶음면, 해외 판매 '쌍끌이'
1조원 팔린 라면, K-푸드 대표주자 자리매김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라면 수출액은 올해 11월 누적 기준 8억7599만 달러(약 1조1375억원)로, 지난해 연 수출액 7억6541만 달러(약 9940억원)를 넘겼다.
라면은 올해로 9년 연속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라면 수출액 1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라면 수출량은 11월 누적 기준 22만4802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출량(21만5953t)을 뛰어 넘은 수준이다.
라면 수출이 급증한 건 코로나가 확산한 2020년 이후부터다. 라면 수출액은 2019년 4억6699만 달러(약 6083억원) 규모에서 2020년 6억357만 달러(약 7862억원)로 29.2% 급증했다. 국내 식품 수출 시장에서 수출액 1위는 2019년부터 김이었는데, 라면이 2020년부터 갈아치우고 현재 1위를 지키고 있다.
라면 수출액은 코로나 펜데믹과 K-콘텐츠의 흥행이 맞물려 성장했다. 집에서 식사하는 수요가 늘고, 소셜미디어(SNS)와 영화·드라마 등 K-콘텐츠에서 라면이 소개되면서 해외 소비자에 주목 받았다. 특히 2019년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로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 등이 노출됐고,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매운 라면으로 유명세를 탔다.
11월 누적 기준, 라면이 가장 많이 팔려나간 국가는 중국으로 총 1억9948만달러(약 2590억원)를 기록했다. 이어 ▲미국(1억1671만달러·약 1515억원) ▲네덜란드(5391만달러·약 700억원) ▲일본(5346만달러·약 694억원) ▲말레이시아(4265만달러·약 554억)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라면 수출액이 1000달러 이상인 국가는 128개국이다.
라면 수출 1위는 삼양, 현지 판매는 농심
국내 라면업계 수출액 1위는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은 해외에 생산 공장이 없어 판매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양식품은 해외 전진기지로 올해 밀양공장 준공을 완료했다. 밀양공장은 부산과 가까워 내륙운송료를 60% 이상 절감하는 등 효율적인 수출이 가능하다. 연간 생산목표는 4억5000만개로, 하루 약 180만개의 라면이 생산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587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해외 매출인 6057억원에 근접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의 비중은 약 67.8%다. 특히 불닭볶음면을 포함한 불닭 브랜드는 해외 매출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불닭 브랜드는 100여개국에 수출되고, 그중에서 가장 큰 시장은 매출의 35%가 넘는 중국 시장이다.
농심은 수출보다 해외 생산기지에서 판매하는 현지 판매 규모가 더 크다. 해외 판매액이 가장 큰 법인은 미국이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제2공장 설립 이후 북미 지역에서 매출 4억9000만 달러(약 6500억원)를 거뒀다. 농심은 오는 2025년 제3공장을 착공하고 2030년까지 북미 매출 15억 달러로 현재의 3배 수준의 성장을 이뤄낸다는 포부다.
해외에서 잘 나가는 제품은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지난 2021년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겼다. 농심의 라면 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44%다. 수출 규모는 일본이 제일 크지만, 중국은 1996년 상하이 공장을 시작으로 4개의 현지 공장을, 미국은 2005년 처음 진출해 2개의 생산기지를 가동 중이다.
라면 3사 중 해외 매출이 가장 작은 오뚜기는 해외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달 글로벌사업부를 사업본부로 격상하고, LG전자 출신 김경호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을 선임했다. 올해 해외 라면 수출 국가를 60개국으로 확대하고, 수출액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9.5%이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