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협의회 앞두고 추가 자구계획 발표산은 "계열주 책임이행 의지 긍정적 평가"워크아웃 개시되면 실사 통해 정상화 방안 검토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과 계열주(대주주 일가)의 책임이행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이날 오전 채무자가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채권단도 지원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히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자구안에 티와이홀딩스·SBS 지분 담보 포함
태영그룹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날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내용은 ▲기존 제출한 4가지 자구계획 원안대로 이행하고 필요 조치를 9일까지 완료 ▲SBS미디어넷 등 다른 계열사 활용한 자금조달 방안 추가 ▲이후 태영건설 유동성 부족 발생할 경우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 보유 SBS 지분 담보로 제공해 태영건설 지원 등이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이날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의 끈질긴 요구와 금융당국, 정부까지 나서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 있다'고 압박하자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SBS 주식까지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단 SBS 매각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금락 티와이홀딩스 부회장은 "대주주 지분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라며 "SBS는 방송기업이라 일반 기업과 달리 매각이나 이런 부분에는 법적 규제가 많다. (담보 제공의 경우)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필요한 만큼 전체라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대주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영그룹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개선계획 수립시까지 필요한 부족자금을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인 바, 계열주가 금일 발표한 방안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실행함을 확약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개시 'D-2' 채권단 "시장 영향 고려해 동의"
산업은행이 태영 측의 추가 자구안에 긍정적인 의견을 발표하며 이 외 채권자들도 워크아웃 개시에 대부분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단 태영건설의 채권단이 400여곳 이상이라는 점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되려면 11일 회의에서 신용공여액 기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SBS 지분 담보 제공은 태영이 조건을 건 만큼 채권자 입장에서 크게 와닿지 않는다"면서 "단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도 태영그룹이 이날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을 토대로 각 채권자 앞 워크아웃 개시와 정상화 추진을 위한 협조를 신속하게 요청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가결되면 채권자협의회는 즉시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개시해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 분석 및 추진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단 이 과정에서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중단될 수 있으며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에도 절차가 중단된다.
산업은행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은 이러한 점을 깊이 고려해 태영건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금일 발표한 자구계획과 책임 이행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해 협력 업체, 수분양자, 채권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태영건설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 1호인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태영건설이 법정관리로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향후 운영자금 등 세부적인 이슈들이 남아있지만 무리 없이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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