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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고객'보다 '실적 쌓기'가 먼저 였던 은행들

오피니언 기자수첩

'고객'보다 '실적 쌓기'가 먼저 였던 은행들

등록 2024.01.11 14:47

수정 2024.01.11 16:26

한재희

  기자

reporter
최근 몇 년 사이 은행권의 경영 목표 중심에는 '고객'이 자리했다. 사모펀드 사태 등을 거치며 잃어버린 고객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는 것은 쉽지 않다. 들춰내 보여주기 힘든 '마음'을 보여주기란 더욱 쉽지 않다. 마음을 정량화, 물량화 한다면 좋겠지만 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우대금리가 전부다. 그것마저도 고객이 적극적으로 우대 조건을 맞춰야 하지만.

높은 투자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을 고객에게 권하는 것은 무너진 신뢰를 쌓기에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생각해 보자. 지난 2021년 당시 기준금리는 0%대였다. 1%대 기준금리가 된 것은 2021년 11월이다. 은행의 예·적금 금리를 찾아보지 않아도 0%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돈 굴릴 곳을 찾는 고객들에게 고수익 상품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은행들은 '고객 중심'을 '고객에게 더 많은 수익률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간과한 것은 '진심'이라는 허울 속에 감춰둔 '사심'이다. 고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을 고객을 위해 추천한 것을 진심으로 포장해 실적 쌓기라는 사심을 채웠다. 당시 홍콩H지수 ELS 수익률을 보면 그럴싸하다.

문제는 뒷일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 고점이었다.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식 투자를 생각해 보면 쉽다. 고점이라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냐는 게 핵심이다.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이에 따른 가격조정이 이뤄진다. ELS 상품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미 지수가 고점인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무리한 투자를 추천한 은행들의 저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금감원 조사 결과에서 자체 판매 한도를 넘어 무리하게 한도를 높여 판매한 점, KPI(핵심 평가지표) 반영 등이 드러났다. 비이자 수익을 높이려는 은행들이 직원들의 판매를 독려한 정황들이다.

금감원의 현장 조사가 시작됐다. 은행들은 성과지표를 뜯어고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섰다. 이번 홍콩 ELS 사태만으로 고객을 향한 은행들의 진심을 이번에야말로 '고객 중심'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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