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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4조 클럽' 자신한 박윤기號 롯데칠성···부진한 수익 딛고 순항할까

유통·바이오 식음료

'4조 클럽' 자신한 박윤기號 롯데칠성···부진한 수익 딛고 순항할까

등록 2024.02.07 17:10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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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3조원 달성, 필리핀펩시 4분기 편입 영향음료·주류 '제로' 사업 호실적···반면 영업익 '어닝쇼크'필리핀펩시 효율화 비용 및 맥주 신제품 특수 없이 부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박윤기 대표가 이끄는 롯데칠성음료가 연매출 '4조 클럽'에 도전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 1조원에 달하는 필리핀펩시(PCPPI) 경영권을 취득, 종속 기업으로 편입해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다만 전반적인 음료 시장 침체와 맥주 사업 부진으로 수익성에는 적신호가 켜진 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늘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매출 3조22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롯데칠성음료가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 건 지난 2011년 2조원 달성 이후 12년 만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1년 박윤기 대표가 수장에 오른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올해는 매출 4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롯데칠성음료가 4조 클럽 가입을 자신하는 근거로는 우선 필리핀펩시가 꼽힌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필리핀펩시의 지분을 73.6%로 확대해 경영권을 취득하고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이에 작년 4분기부터 필리핀펩시의 실적이 롯데칠성음료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그 결과 롯데칠성음료 해외 종속회사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지난 2022년 551억원에서 3131억원으로 2580억원 증가했다. 이에 롯데칠성음료 해외 종속회사의 연매출은 2022년 2388억원에서 지난해 5266억원으로 급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작년 연간 실적 규모(3조2247억원)를 보면, 필리핀펩시(2580억원)에 힘입어 매출 3조원를 안정적으로 달성한 모양새다.

필리핀펩시의 매출은 매년 증가 추세다. 필리핀펩시의 연매출은 ▲2020년 7287억원 ▲2021년 7612억원 ▲2022년 9087억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작년에는 매출 1조원을 넘겼을 걸로 예상된다. 필리핀펩시의 분기 매출이 2500억원 이상인 점을 고려해도 내년 약 1조원의 연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유력하다.

박윤기 대표가 주도한 음료·주류 부문 '제로' 사업도 성장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 대표는 코로나 이후 '헬시플레저' 문화를 겨냥해 제로 신제품 출시에 공들였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연구개발비는 2021년 220억원에서 2022년 264억원, 2023년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 258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그 결과로 제로 탄산음료와 제로슈거 소주 '새로'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칠성음료의 음료부문에서 제로 탄산음료 비중은 2021년 12%에서 2023년 30%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액도 890억원에서 2730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새로는 작년 한 해 매출 1256억원을 올렸는데, 이 덕에 작년 롯데칠성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6.6%에서 지난해 20.7%로 확대됐다.

다만 내실은 아쉽다는 평가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107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분기 실적만 보면 하락 폭은 더 크다. 롯데칠성음료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3% 감소한 8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기대치(280억원)을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작년 4분기 수익이 악화한 건 전체 음료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필리핀펩시의 손실이 반영되고, 클라우드 중심의 맥주 사업이 부진한 영향이다. 더욱이 필리핀펩시의 효율화 작업으로 단기간 수익 개선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맥주 사업은 신제품 출시 효과를 보지 못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맥주 클라우드 '크러시'를 내놨는데, 해당 분기 맥주 매출은 오히려 0.3% 감소했다. 연간 매출로는 전년 대비 18.0% 감소했다. 사실상 신제품 특수가 없던 셈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로 2500억원을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다소 보수적인 수치로 보고 있다. 필리핀펩시의 효율화 작업을 위한 비용 부담과 전반적인 유흥 시장 침체로 인해 '수익성 반전'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비 제로 음료의 성장 기여도가 점차 축소되고 있고, 펩시필리핀의 비용 이슈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원가 상승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신제품 '크러쉬' 등 성과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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