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자동차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는 서비스 개시 이후 일주일 동안 가입자 수가 1000명도 안 될 정도로 가입률이 저조했다. 플랫폼에서 대출 상품을 비교해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대출 비교 플랫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비교해봐도 상당히 아쉬운 수치다.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소비자들의 접근이 쉬운 플랫폼에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각 사의 다이렉트 채널(CM)을 통해 소비자가 하나하나 비교해보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사용자 환경이 간편해 직관적인 점 또한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었다. 이는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부터 우려됐던 점이다. 핀테크업계는 보험사가 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보험상품의 가격을 자사 CM채널보다 저렴하게 책정할 것을 요구했고 수수료는 10%대를 적용해줄 것을 주장했다. 대형보험사들은 2~3% 수수료를 주장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그러다 지난해 초 핀테크업계는 "수수료율 한 자릿수도 가능하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하지만 보험업계가 제시한 수준보다는 높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며 양측의 입장 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금융당국이 서비스 개시 직전인 지난달 16일까지 수수료 합의가 포함된 보험상품 위·수탁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압박하자 수수료율 3%로 최종 합의됐다.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의 상품 보험료가 더 비싼 요인은 대형보험사들이 3%의 수수료를 보험료에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플랫폼(PM) 요율을 적용한 보험사 상품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것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
이 때문에 수수료가 적용돼 가격이 2~3만원 정도 올라가더라도 소비자가 이를 '지불할 만 하다'고 판단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사실 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가입하려는 소비자라면 적어도 3곳, 많으면 5곳 정도의 보험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견적을 내보기 마련이다. 품을 조금 팔아서라도 더 싼 곳에서 가입하겠다는 의지에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비교 서비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듯하다. 물론 소비자가 '가격 비교만' 플랫폼에서 한 뒤 가입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조회된 보험사의 CM 채널을 통해 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러 곳을 비교할 만큼의 열의가 있는 소비자에게 플랫폼 조회→CM채널 가입은 그다지 많은 품이 드는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빅테크사는 수수료 인하까지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가 플랫폼 요율을 적용하지 않는 대신 현재 3%수준인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빅테크, 보험업계와 수수료 소비자 전가를 두고 재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손해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가 흥행하려면 우선 소비자에게 유리한 가격이 책정돼야 한다. 플랫폼으로 상품을 조회해 가입하는 것이 CM채널을 통해 직접 가입하는 것보다 하등 이익이 없다면 소비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는 없다.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에 부합하기 위한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한 때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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