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주총회에 김남정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김준기·김남호 체제 거치며 DB손보 '최장수 대표'DB손보 측 "이사회 중심 경영 조언" 확대해석 경계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정남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1979년 동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79년 동부고속에 입사해 1984년 DB손보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0년 DB손보 상무, 2007년 DB손보 부사장을 거쳐 2010년 DB손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DB손보의 최장수 CEO로 김 부회장은 김남호 회장의 부친인 김준기 창업 회장이 총수로 활동하던 시기인 2010년 대표 자리에 올라 김남호 회장 체제로 바뀐 이후에도 회사를 이끌었다. 김 부회장의 취임 이전인 2010년 DB손보의 총자산은 15조원이었으나, 10년 후인 2021년에는 65조원으로 50억원이나 뛰었다.
그러다 지난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며 DB손보는 정종표 대표이사의 단독 체제로 들어섰다. 애당초 김 부회장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였으나 정해진 기한을 1년 남기고 용퇴를 결정한 것이다. 당시 DB손보는 "김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보험그룹장으로서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김 부회장은 사내이사로는 복귀하면서도 대표이사로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DB손보가 정기주총에서 정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함께 상정해 정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사내이사에 올라 임기를 1년밖에 부여받지 못했는데, 이번에 재선임되면 3년의 임기를 더 부여받게 된다.
김 부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하지는 않더라도, 사내이사는 회사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경영활동에 대한 책임도 갖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의 복귀는 현재 DB손보가 직면한 경영환경과도 관련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보험에 대한 인식 변화와 계약 감소, 보험금 누수 등으로 인한 위기 직면한 상황이다. 이는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생명보험사 외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손해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DB손보는 지난해 순이익이 1조5367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을 지켰으나, 경쟁을 벌이던 메리츠화재(1조5748억원)에 2위 자리를 내어줬다. 대형화재사고 발생 등으로 재보험비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던 탓이다.
DB손보의 위기의식은 올해 초 정 대표의 신년사에서도 드러났다. 정 대표는 앞서 1월 신년사에서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사전에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사후에 더 치밀한 대응을 했다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올해 더 강력한 추진력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긍정적인 것은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잔액은 DB손보가 12조2000억원 수준으로 삼성화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신계약 CSM은 2조8300억원으로 메리츠화재(1조6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높았다.
DB손보는 올해 전략 방향으로 '회사 가치 성장을 위한 전 영역의 구조적 수익성 확보'를 내세우며 요양·펫 보험 등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한 사업모델들을 본격 추진하고 해외사업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김 부회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첫해부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미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넓히는 데 힘을 쏟은 바 있다. 김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하면 해외 사업을 비롯한 DB손보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DB손보 측은 김 부회장의 역할을 '이사회 중심 경영에 대한 조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DB손보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그간의 경륜을 바탕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경영 의사 활동은 정종표 대표 체제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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