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지지율 40% 확보···'집중투표제' 변수돼주주제안 김기석 후보, 얼라인 추천 이희승 후보 선임얼라인 "전체 주주 이익 대변···기업가치 제고 목표"
28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은 이날 JB금융지주 전주 본점에서 개최된 JB금융지주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이희승 사외이사와 김기석 사외이사 선임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주주제안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가 득표 1위, 얼라인이 추천한 이희승 사외이사 후보가 득표 2위를 기록했다.
국내 금융지주에서 주주들이 추천한 후보자가 이사회 추천을 거쳐 이사로 선임된 경우는 존재하지만,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적으로 안건을 상정해 표대결을 거쳐 주주제안 이사 후보자가 선임된 경우는 이번이 최초다.
지난해 한 차례 좌절됐던 얼라인의 JB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 시도가 성공한 데에는 '집중투표제'의 힘이 컸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40%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쳐 표 대결에서 밀린 바 있다.
얼라인이 주주제안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다른 행동주의 펀드도 집중투표제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집중투표제는 기업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이 아니라 선임되는 이사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는 방식이다. 때문에 주주는 원하는 특정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얼라인에 대한 주주 지지율은 40%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표결에서 김기석 후보가 좀 큰 차이로 1등, 이희승 후보가 2등을 차지했다"며 "5명 중 2명을 선임하려면 40%가 넘는 지지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에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 혹은 더 많은 주주를 확보했다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얼라인은 주총 전날인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JB금융지주에게 "해외 투자자의 주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얼라인과 JB금융지주는 주총 현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해외 투자자들이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문제로 집중투표제를 적용하면서 늘어난 의결권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되면서 갈등을 빚었다.
결국 일부 의결권은 반영되지 못했다. 이창환 대표는 이어진 통화에서 "JB금융지주의 소극적 대응으로 시스템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지만 주주총회 직전까지 (얼라인이) 해외 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주주총회 현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훼손된 의결권의 상당 부분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창한 대표는 "전체 사외이사 9명 중 2명으로 다른 이사진의 동의 없이 안건을 통과시킬 수는 없지만, 어떤 안건이 있을 때 이의를 제기하고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은행은 특정 누군가가 경영을 좌우해서는 안되는 만큼 이번 선임은 충분한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외이사는 독립성 요건이 있기 때문에 얼라인이 추천했다고 해서 특정 주주를 대변하는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얼라인은 펀드이기 때문에 주가 부양을 바라는 많은 주주들과 입장이 같다"며 "5년 정도 정해진 시간 내에 회사의 기업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얼라인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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