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HDC현산·신세계건설 등 미수금 급증"미분양 따른 미수금, 재무구조 악화 우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신세계건설 등 건설사의 미수금이 크게 늘었다.
미수금은 건설사의 재무상태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로, 미수금에는 공사미수금과 분양미수금이 포함된다. 공사미수금은 공사나 시공을 완료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대금, 분양미수금은 건설사가 부동산 분양사업을 진행하면서 받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대금을 받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건설사의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미쳐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택시장 호황기에 사업장을 확장했는데 분양경기 악화와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으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GS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미수금 장부금액 합계는 2조6579억원으로 전년 2조3862억원에서 3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신세계건설도 지난해 연결기준 미수금은 136억원으로 전년도 미수금 61억원에 비해 121%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신공영의 지난해 미수금은 1711억원으로 전년(1149억원) 대비 49% 커졌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미수금 합산 부금액은 6609억원으로 전년도 3804억원에 비해 74% 커져 1년 만에 28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HDC현산 관계자는 "당사의 미수금 증가는 23년말 디에이치퍼스티어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3000억원의 미수금"이라면서 "단기에 모두 회수 가능한 미수금"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PF 채무 위험이 커진 가운데,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겹치면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보유 중인 국내 건설사 17곳의 사업장 700여 곳 중 104곳은 분양률이 70%를 밑돌고 있었다. 미분양이 증가하면 건설사의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고,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하면서 건설사 현금흐름에 부정적이다.
미분양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토교통부 '2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4874가구로 나타났다. 직전월대비 1119가구(1.8%) 늘며 3개월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미분양은 1만1867가구로 한달새 504가구(4.4%) 늘며 지난해 8월이후 7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건설사들이 올해 미분양에 따른 공사미수금과 관련해 대손 반영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이는 즉각적인 자본감소 및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 미수금이 급증하게되면 부동산 경기침체가 더 장기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건설사들은 대금을 받아서 사업을 확장해나가야 하는데 미수금은 계속 늘어나고 비용만 발생하게 되면 건설사의 재무악화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또한 길어지게 되는 악순환"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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