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승에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4월 위기' 우려 과도···"타 분야 리스크 전이 가능성 작다"내달 PF 대출 정상화 플랜 발표···금리·수수료도 점검
금융당국은 내달 정상화 계획 발표와 함께 부동산 PF 금리‧수수료 산정 적합성 등 건설업계의 애로 사항까지 들여다보면서 부동산 PF 대출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연체율 상승 속도와 폭을 봐달라···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대응 가능"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현황'을 보면 전(全)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70%로 전 분기 대비 0.28%포인트 상승했다.
업권 가운데 저축은행의 연체율 상승이 가장 컸다. 저축은행 부동산 PF 연체율은 6.94%로 전년보다 5.89%포인트, 전 분기 대비 1.38%포인트 높아져 업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를 했다. 은행 PF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년 대비 0.24%포인트, 전 분기 대비 0.35%포인트 높아졌다. 여신 전문회사 역시 전년 대비 2.45%포인트, 전 분기 대비 0.21%포인트 오른 4.65%를 기록했다.
전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기관별로 은행에서 1조8000억원 늘었고 증권이 1조5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보험과 상호금융, 저축은행‧여전사는 각각 1조3000억원, 3000억원, 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PF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과거(2012년) 위기 대비 연체율과 미분양이 크게 낮은 상황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부동산 PF 연체율의 상승 속도와 폭을 봐달라"며 "과거 위기 시(2012년) 나타났던 단기간 내 급격한 상승과는 모습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체율의 절대적인 수준 역시 2012년 13.6%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정부 정책 여력만 아니라 한국은행 대출 라인도 만들어 두는 등 대비가 돼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을 금융권이 감내할 수 있는 가 여부도 중요하다"며 "충당금 적립 강화, 고정이하여신 충당금 적립률도 100%를 넘어선 109%에 달하는 등 완만한 연체율 상승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4월 위기 없다"···정부‧금융당국 한 목소리
정부와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악화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내달 치러지는 총선 이후 부실이 심화할 것이란 주장인 이른바 '4월 위기설'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21일) "상반기 내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작동할 만한 규모의 문제나 그런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고금리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커졌고, 이 부담이 금융회사로 넘어오면서 일부 금융회사 또는 일부 건설사들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있는 걸로 안다"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유의미한 정도의 부실 사업장이라든가 건설사 유동성 문제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특히 낮다"고 거듭 설명했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 역시 "4월 위기설이 나오는 배경처럼 총선 이후 당국의 지도 기조가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르게 취급할 것이 없다"면서 "금융권에 PF 대출 보수적 평가, 100% 충당금 적립 등을 이미 요구 중인 만큼 정치적인 일정을 고려해 PF 시장을 관리하고 부실을 이연시키는 것은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관리하는 데 있어 의도적으로 왜곡해서 관리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수장들 역시 부동산 PF 등 잠재 리스크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21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경우 그간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자본 비율도 규제 비율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양호한 손실 흡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금융권 자체적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타 분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는데 인식을 함께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질서 있는 연착륙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PF 대출 보증 규모를 확충하는 한편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의 지원 대상을 확대해 현장의 자금 애로를 완화하고,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과 대주단 협약 개정 등을 통해 시장 자율적인 재구조화가 촉진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내달 PF 정상화 플랜 나온다···PF 대출 금리‧수수료 조정도
금융감독원은 부동산 PF 정상화 플랜을 작업 중이다. 이복현 원장은 "4월이 지나면 금감원이 준비하는 PF 정상화 플랜이 외부에 공표될 상황이 올 것"이라며 "국토부와 건설업계 의견을 거쳐 5~6월 정도에 마련한 방안을 실제 집행하면 3~4분기에는 (정상화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정상화 플랜은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은 빨리 정리하고, 사업 재구조화를 거쳐 사업성을 높이는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이 원장은 "연장 안 해야 할 사업장은 충당금 설정, 경·공매 활성화로 가격을 조정하고, 연장할 만한 사업장은 시장 판단하에 비용을 떨어뜨리자는 게 중장기적 원칙과 로드맵"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사업성 낮은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경·공매를 통해 부실 PF 사업장을 정리하거나 용도를 바꿔 사업성을 높이는 재구조화 작업 역시 진행 중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현재 PF 사업장에서 신규 대출 금리와 수수료가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는 업계 의견도 청취해 실태를 검사 중이다.
이 원장은 "수수료라든가 이자율 적정성에 대해서 지금 검사가 진행 중"이라며 "본질적으로는 어떤 리스크에 대한 판단이 정확히 안 되다 보니까 1~2년 이상 만기를 못 쓰고, 3~6개월 짧은 만기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량 사업장이 그에 걸맞은 신용평가를 못 받는 상황이 있다는 의미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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