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 이번주 발표공사비 현실화·PF·미분양 등 관계부처 협의공공부문 공사비 증액·HUG 보증 확대 전망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이번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공사비 갈등과 미분양 증가, PF리스크 등의 문제로 건설 경기가 더욱 악화하자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관련 브리핑에서 "최근 이슈가 되는 공사비 현실화, 부동산 PF, 미분양 문제에 대해 관계 부처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이달에 별도로 관계 부처 합동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 방안에는 공공부문 공사비를 증액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자금을 마중물 삼아 침체된 건설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최근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고, 시공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등 여러 현장이 몸살을 앓는 상황이다. 인건비나 자재비가 오른 만큼 건설사들은 공사비가 인상돼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조합 등 돈을 주는 입장에선 앞서 계약한대로 진행하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낮은 공사비 책정으로 건설사가 공공부문 공사 입찰에 뛰어들지 않으면서 SOC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공사비를 인상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SOC 등 수익형 민자사업의 건설·운영 사업비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반영해 일부 올리고 있다. 그러나 2019년 이후 공사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변동 폭이 작은 CPI 대신 건설공사비지수 등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업계에서 제기돼 왔다.
실제 원자잿값 인상과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공공 공사비 책정으로 건설사들이 입찰에 뛰어들지 않으면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업장마저 나타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를 활용한 물가 보정 등으로 공사비 책정을 현실화하는 방안과 함께 공공기관 발주 사업비를 증액하는 내용도 담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공사비 현실화와 관련된 내용이 담길 것"이라면서 "인건비나 자재비 등 인상된 비용을 반영한 공사비를 적용해 시공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대형 공공공사가 유찰되지 않고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방안 등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건설사 폐업 건수도 급증했다. 종합건설사의 경우 폐업 공고 건수는 2018년 224건에서 2019년 327건, 2020년 347건,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을 기록한 바 있는데, 지난해 전년 대비 60.5% 증가했다. 작년 건설사 폐업건수는 2005년(629건)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건설업의 폐업 증가한 원인으로는 지방 미분양 주택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규모의 건설사가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부는 미분양 해소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3755가구로 전월(6만2489가구) 대비 2%(1266가구) 늘었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363가구로 6개월 연속 늘면서 37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7546가구)과 비교하면 50.8% 증가한 수치다.
건설사에 미분양은 아킬레스건이다. 국내의 건설 사업은 보통 분양 대금을 통해 PF 대출 또는 공사비를 충당하는 방식이라, 이 대금이 제때 회수되지 못하면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부도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시평 상위 10위 대형건설사들도 유동성 관리에 전력을 다하는 상황"이라며 "미분양이 계속 쌓이고, 지방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방 중소건설사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확대해 고금리로 인한 건설사 금융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이번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HUG 보증을 통해 건설사가 금융권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받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건설업계는 "물가 급등으로 자재 값과 인건비가 크게 올랐지만, 공사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다"며 "과거 건설경기가 좋았던 시기에 책정된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 금융비용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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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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