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바이오·유한양행·휴온스 당좌비율 140% 넘겨셀트리온, 당좌비율 1년새 반 넘게 하락
반면 대웅바이오는 당좌비율이 홀로 200%를 상회해 현금 동원력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과 휴온스는 당좌비율이 각각 166%와 145%를 넘기며 현금 동원력이 준수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좌비율은 기업의 단기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재무 비율이다. 현재 자산으로 얼마나 빨리 유동부채를 갚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1년 이내에 현금화 될 수 있는 자산인 당좌자산을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인 유동부채로 나눠 100%를 곱한 값이다. 당좌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단기 지급 능력이 좋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100% 이상이 안전한 수준으로 여겨지지만, 업종별로 적절한 수준이 다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국내 20대 제약·바이오사의 지난해 말 당좌자산은 총 10조6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줄었다. 유동부채는 총 13조6203억 원으로 22.4% 증가했다.
당좌자산에 비해 유동부채가 더 많이 늘면서 평균 당좌비율은 평균 90.1%로 1년새 25.4%포인트(p) 하락했다. JW중외제약과 보령, 동아제약 3개사를 제외한 17개사의 당좌비율이 낮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장 많은 당좌자산을 보유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다. 전년 대비 29.4% 줄어든 2조8806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동부채가 당좌자산보다 많아 당좌비율이 평균보다 낮은 69.3%를 기록했다.
삼바의 당좌비율 하락은 공장을 증설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바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지난해 4월 ADC 링커·접합 기술 개발사인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한 데 이어, 9월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 올해는 연내 준공을 목표로 항체-약물 접합체(ADC)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당좌비율은 일동제약이 48.1%로 가장 낮았다. HK이노엔은 48.9%로 뒤를 이었다. 대웅제약은 50%, 대원제약 57%, 녹십자 59.3%, 동아제약 60.6%, 한미약품 62.7%, 제일약품 65.2%, 한독 66.6% 순이었다.
2022년 58%로 가장 낮은 당좌비율을 기록했던 동아제약은 지난해 소폭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유동부채가 6.8% 커졌지만 당좌자산도 11.6% 올라가며 당좌비율은 4.5% 높아졌다. 이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 2022년 3억원에서 296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유한양행, 휴온스,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광동제약은 당좌비율 100%를 넘겼다. 대웅바이오는 홀로 당좌자산이 유동부채 2배를 넘겨 상대적으로 우수한 단기채무 지급능력을 보였다.
20대 제약·바이오사 중 당좌자산과 당좌비율을 함께 개선한 곳은 보령, 동아제약 2개사다.
보령의 당좌자산은 8.1% 늘어난 1879억원, 당좌비율은 49.2% 상승한 93.4%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에 780억원을 투자하면서 당좌비율이 크게 떨어졌던 여파를 무사히 극복한 모양새다.
셀트리온은 당좌비율이 55.4% 떨어지며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큰 악화세를 보였다. 당좌자산은 1조9679억 원으로 14.9% 줄었는데 유동부채는 2조4705억원으로 90.9% 늘었다. 지난해 통합 셀트리온 출범 후 서정진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공격적 투자를 진행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중고'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되며 기업의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졌다.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철강·석유화학·항공 업종을 포함해 국내 전 산업군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당좌비율이 가장 크게 악화된 셀트리온은 다케다제약에서 인수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문의약품 사업권을 3년 만에 재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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