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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지분 0.32%로 오너경영···시험대 오른 'SK家 3세' 최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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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0.32%로 오너경영···시험대 오른 'SK家 3세' 최성환

등록 2024.06.10 06:32

수정 2024.06.10 08:53

차재서

  기자

오너가 재산분할 가능성에 SK 경영시계 긴박 중간지주사 SK네트웍스의 현 주소 점검할 듯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 선언했지만 성과 미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천문학적 재산분할 액수에 화제가 된 총수의 이혼소송을 계기로 SK그룹 경영시계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SK네트웍스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그룹이 대대적 체질개선에 나설 경우 중간지주사 격인 이 회사로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을 선언한 '오너가(家) 3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사장의 청사진 역시 검증대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 이달 사업 재편 방향 윤곽···중간지주사 SK네트웍스도 '영향권'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달 지주와 계열사 경영진이 모여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이혼소송 항소심 이후 지배구조의 향배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실효성 있는 대책과 반도체·바이오·배터리의 재도약 방안을 아우르는 포괄적 사안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엄혹한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할 것"이라며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룹 DNA인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 정신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그룹의 사업 재편안이 구체화할수록 SK네트웍스도 그 영향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의 모태, 물류·정보통신 분야 중간지주사라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그룹 차원에서도 이들의 현 주소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사업형 투자회사' 제시한 최성환···성과는 '아직'



SK네트웍스가 주목받는 배경은 그룹 내에서 '오너 경영'이 이뤄지는 몇 안 되는 계열사라는 데 있다. 최성환 씨가 사업총괄사장으로서 전면에 나서 회사의 체질개선을 이끌고 있어서다.

최성환 사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손자이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며, 최태원 회장의 조카다. 2009년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한 그는 SK㈜에서 사업지원담당과 해외 사업개발실장으로 경영수업을 받았고 2019년 SK네트웍스에 합류했다. 또 2022년부터 사내이사로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이사회 진입 후 최성환 사장이 가장 먼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이었다. 회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종합상사와 렌탈 사업에서 탈피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 화력을 집중함으로써 미래 시장에 대응하자는 게 골자다.

그 일환으로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데이터 관리·솔루션 기업 엔코아를 자회사로 편입했고, 올해에 접어들어선 SK매직 주방가전 사업을 경동나비엔에 내주는 등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있다.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도 SK렌터카 매각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아쉬운 대목은 과감한 시도에도 내세울 만한 성과는 없다는 점이다. AI의 경우 산업계 전반에 트렌드로 떠오르긴 했으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탓에 사업을 확장하기 쉽지 않고, '투자'라는 것도 성과를 도출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불확실한 작업이어서다.

이에 SK네트웍스는 여전히 '옛 사업'에 기대는 상황이다. 올 1분기 연결기준으로 62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는데, 이를 뒷받침한 것은 AI와 같은 신사업이 아니다. SK매직(192억원)과 SK렌터카(433억원), 스마트폰 유통 등 정보통신 사업부문(149억원) 그리고 워커힐(36억원)이었다. 엔코아는 매출 58억원에 영업손실 7억원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따라서 최성환 사장이 경영인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존재감을 끌어올리려면 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함으로써 시장과 그룹의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게다가 SK네트웍스의 운전대를 잡은 쪽은 어디까지나 지분율 43.9%의 최대주주 SK㈜다. 최성환 사장은 오너가의 일원이긴 하지만 지분율이 0.32%에 불과해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그가 아닌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당초 최성환 사장은 꾸준히 회사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지분율을 3%대까지 끌어올렸으나 지난 4월 증여세 납부를 위해 상당수를 처분했다. 이로 인해 독립경영이나 계열분리 가능성도 희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순조롭게 이어가는 중이며, 독립경영을 추구하기보다 그룹의 방침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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