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 10곳 중 5곳 자체 개발 신약 매출 1위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 박카스 밀어내고 최대 매출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제약사 10곳을 대상으로 최대 매출 품목을 집계한 결과 10곳 중 5곳에서 자체 개발 신약이 매출 최상단을 차지했다. 나머지 5곳은 도입 상품 등이 최대 매출 품목이었다.
2022년에 비해 자사 신약이 최대 매출 품목에 오른 회사가 1곳 추가되며 전통 제약사가 신약에 주력하는 흐름이 확고해졌다.
▲대웅제약 나보타 ▲한미약품 로수젯 ▲HK이노엔 케이캡 ▲보령 카나브패밀리 등이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대 매출 품목에 이름을 올렸고,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이 기존 리딩 품목인 캔박카스를 밀어내고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에서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A형 제제로, 국내엔 2014년 출시됐다. 지난해 매출 14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0.91% 줄었지만, 올해 현지 파트너사인 에볼루스향 발주 증가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나보타는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 획득 후 출시 4주년인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했다. 지난 12일 방한해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공장에 방문한 데이비드 모아타제디 에볼루스 대표는 올해 2억6500만달러(약 3680억원), 4년 후인 2028년 7억 달러(약 9721억원) 매출 목표를 세웠다.
대웅제약은 오는 2030년 나보타 연간 매출 규모를 1조원으로 예상한다.
'로수젯'은 한미약품에서 개발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로스타틴과 에제티미베라는 두 가지 성분이 함유된 복합제다. 로수젯은 지난해 매출 1458억9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 성장했다.
로수젯은 지난 2015년 발매 후 6년 만인 2021년 1232억원으로 1000억대 매출 품목에 올랐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지난해 로수젯은 한국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단일 복합신약으로는 1년간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카나브 패밀리'는 보령에서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로, 피마사르탄이라는 독자 개발 성분을 기반으로 다양한 복합 제품군으로 구성돼 있다. 카나브는 지난 2010년 9월 식약처에서 신약 허가를 획득했고, 이듬해 3월 1일 국내 시장에 '카나브'를 출시했다.
카나브패밀리는 지난해 1551억7400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5% 넘게 성장했다.
카나브는 발매 첫해인 2011년 매출 100억원을 기록하며 당시 국산신약으로서는 최초로 10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출시 10주년인 2021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국산 신약 원외처방액 1위를 기록했고, ARB 계열 고혈압 단일제 중에서도 처방액 1위를 유지했다.
HK이노엔에서 개발한 '케이캡'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케이캡은 국산 30호 신약으로 2019년 출시 후 국산 신약으로는 최단기간 내 연간 원외처방실적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1194억6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케이캡은 지난해 종근당과 공동판매권(코프로모션) 계약을 맺고 판매를 진행했는데, HK이노엔 재무제표에 잡힌 매출은 종근당에 대한 순 매출뿐이다.
지난해 종근당에서도 자누비아를 밀어내고 최대 매출 품목을 차지한 케이캡은 올해 파트너를 보령으로 교체했다. HK이노엔과 보령은 지난 1월 서로의 대표품목인 케이캡과 카나브를 상호 코프로모션 하는 계약을 성사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상호 코프로모션 전략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케이캡 처방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한 452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전통의 리딩품목인 캔박카스를 밀어내고 '그로트로핀'이 최대 매출 품목 자리를 차지했다.
그로트로핀은 동아에스티가 지난 1995년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성장호르몬제다. 지난해 매출 948억7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그로트로핀은 출시 후 15년 만인 지난 2020년 매출 325억원을 기록하며 연 매출 3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성장호르몬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며 동아에스티 전문의약품 중 분기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는 유일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JW중외제약의 '리바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 지난해 매출 1481억2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 넘게 성장했다.
리바로는 JW중외제약 자체 개발 신약은 아니다. 회사는 2003년 일본 코와, 니산화학과 국내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하고 2005년 국내 발매했다. 일반적인 도입 품목과 달리 단순 국내 유통 판권만 가져오지 않고 기술도입 후 국내 임상을 진행하는 등 자체 개발 신약에 준하는 공을 들였다.
지난 2021년엔 피타바스타틴칼슘수화물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2제 복합제 개량신약 '리바로젯'을 개발해 출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리바로젯은 출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약 2년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JW중외제약은 특히 2021년 말부터 리바로 패밀리 주원료인 피타바스타틴을 자체 생산하고 있어 일반적인 도입 품목과 달리 수익성도 개선했다. 리바로 원가 비중은 주원료 자체 생산 전 40%대였지만 자체 생산 이후엔 10%대로 낮아졌다.
이외에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애드파마와 공동 개발한 복합제 개량신약인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가 848억6900만원으로 매출 2위를 차지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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