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빙그레 영업익 1123억원···창사 이래 최대아이스크림 수출 성장···미국 '메로나' 5년새 4배↑'제로 슈거' 경쟁···롯데웰푸드와 단 0.01p% 격차
"미국도 올 때 메로나"···K-아이스크림 위상 높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빙그레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2% 증가했다. 빙그레의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10% 성장한 1조3943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빙그레의 성장세는 올해도 진행 중이다. 빙그레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2% 오른 211억원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09억원으로 2.5% 성장했다.
빙그레가 최대 실적을 거둔 건 해외사업이 성장한 영향이다. 특히 아이스크림 중심의 수출 성과가 주효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품목 수출액은 6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8% 증가한 수준으로, 전체 아이스크림 매출(5868억원)의 11.7%를 차지했다.
빙그레의 수출국도 지난 2022년 20개국에서 지난해 30개국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 베트남 해외 법인을 거점 삼아 주변국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할랄 인증과 식물성 아이스크림 등 현지화 제품을 출시해 주요 유통 채널 내 입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시장의 주력 제품은 '메로나'다. 빙그레는 지난 2017년 미국 서부 워싱턴 주에 위치한 현지기업 '루체른푸드(Lucerne Foods)'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맺고,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빙그레가 현지에서 빙과 제품을 생산하는 건 미국이 유일하다.
빙그레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메로나의 해외 매출은 290억원으로, 이는 같은 기간 국내 매출(22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메로나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지는데, 미국 메로나 매출은 2018년 70억원에서 2022년 270억원으로 5년 새 4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빙그레 관계자는 "국가별 주류 시장의 진입을 확대하고, 현지 유통 채널 입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빙그레vs롯데웰푸드, 0.01%p 초격차···빙과 '왕좌' 쟁탈전
빙그레는 올해 '제로 슈거' 아이스크림 제품군을 키우는 모양새다. 롯데웰푸드가 제로 아이스크림 시장의 포문을 열자 빙그레도 관련 제품을 내놓으며 저칼로리 경쟁이 한창이다.
빙그레는 당류 제로 빙과 신제품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와 '생귤탱귤 제로 감귤'을 출시했다. 모두 당류 0g 제품이다. 빙그레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도 '폴라포 커피 제로슈거'와 '아이스가이 제로제로 스포츠' 제품을 내놓으며 빙그레의 제로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씨없는 수박바 0kcal'을 내놓고 '죠크박' 제로 라인업을 완성했다. 앞서 선보인 죠스바·스크류바 0kcal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720만개를 팔고, 지난달 말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앞두고 있다. 수박바는 이 같은 제로 빙과 인기에 힘입은 후속작이다.
빙그레와 롯데웰푸드가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경쟁에 나서며 '빙과 왕좌' 쟁탈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적 기준 국내 빙과 시장의 점유율은 롯데웰푸드가 39.86%로 1위,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이 39.85%로 뒤를 쫓고 있다. 단 0.01%p 차이인 만큼 언제든 업계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빙그레는 지난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빙과 업계 1위에 올랐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한 롯데웰푸드가 등장해 다시 2위로 물러났지만 격차가 미미한 만큼 큰 의미는 없다. 인수 후 빙그레는 연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빙과 강자로 도약했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을 별도로 운영 중이지만, 물류 및 유통망을 통합해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현재 해태아이스크림의 수출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빙그레가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해태아이스크림의 글로벌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걸로 기대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향후 제로 아이스크림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제로 슈거뿐 아니라 디카페인·제로 칼로리를 고려한 제품으로 아이스크림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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