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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글로벌 제약사 M&A 늘어···"하반기 '스몰딜' 집중"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글로벌 제약사 M&A 늘어···"하반기 '스몰딜' 집중"

등록 2024.07.11 16:47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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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빅파마 주요 M&A 전년比 6건↑빅파마, 특허 만료 앞두고 신약 확보 나서하반기 바이오텍 중심 '스몰딜' 늘어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상반기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인수합병(M&A)이 크게 늘었다. 특허 만료를 앞둔 빅파마가 바이오텍 인수에 집중하며 하반기 '스몰딜' 위주로 더욱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빅파마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중 선불로 5000만달러(약 689억6000만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는 24건으로, 전년 동기(18건) 대비 33% 넘게 늘었다.

지난 4월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는 나스닥 상장사인 알파인 이뮨 테라퓨틱스(Alpine Immune Sciences)를 49억 달러(약 6조76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올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성사된 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알파인은 단백질 기반 면역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임상 단계 바이오텍이다. 버텍스는 외부 회사 인수보다는 내부 R&D 투자에 집중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딜은 버텍스가 체결한 계약 중 역대 가장 규모다.

알파인의 주요 신약 후보물질인 '포베타시셉트'(povetacicept, ALPN-303)는 이중 길항제로서 BAFF(B-세포 활성화 인자)와 APRIL(증식 유도 리간드)에 대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포베타시셉트는 임상 2상 시험을 통해 IgA 신병증(IgAN)에 대한 효능을 입증했고, 올해 하반기 임상 3상 개발에 진입할 계획이다.

2월에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총 43억달러(약 5조7000억원) 규모의 사이마베이 테라퓨틱스(CymaBay Therapeutics) 인수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길리어드는 만성 염증성 간 질환의 일종인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치료 후보 물질인 '셀라델파'(Seladelpar)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길리어드는 기존 간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라델파는 지방산화와 염증을 조절하는 경구용 퍼옥시좀 증식활성화 수용체 델타(PPARδ) 작용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서류 검토를 완료하고 셀라델파의 신약 허가 신청서를 승인한 상태이며, 오는 8월 14일을 처방약물사용자수수료법(PDUFA) 목표 조치일로 정하고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노바티스는 독일 항암제 개발 기업 모포시스(MorphoSys) AG를 27억 유로(약 3조8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 2월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노바티스는 '룩소리티닙'에 더해 새롭게 골수섬유증(MF)에 대한 후기 단계 BET 억제제 '펠라브레시브'(CPI-0610)를 보유하게 된다. 또 고형암 또는 림프종에 대한 초기 단계 EZH2/EZH1 이중 억제제 '툴미메토스타트'(CPI-0209)도 포함된다.

펠라브레시브와 룩솔리티닙 병용요법은 최근 JAK 억제제 경험이 없는 MF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연구에서 비장 용적 감소라는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또 이 병용 요법은 증상 개선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경향을 보여줬다. 올해 하반기 FDA에 규제 신청을 할 예정이다.

모포시스의 파이프라인에는 여러 면역질환 및 혈액학 분야에서 연구되는 신약 후보물질 '이아날루맙'(VAY736)에 더해 노바티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광범위한 파트너 자산 포트폴리오도 포함됐다.

활발한 M&A의 배경은 특허 절벽과 시행을 앞둔 미국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이다.

빅파마는 2026년 전후로 예정된 무더기 특허 만료와 IRA 시행에 따른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새로운 블록버스터 확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M&A 트렌드 역시 지난 2019년부터 5년 넘게 이어진 이러한 투자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 '빅파마 M&A 트렌드로 본 바이오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거래 규모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9632억달러(약 1327조원)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종양학과 희귀질환 분야의 바이오텍 기업에 대규모 거래가 집중됐다. 종양학 분야는 2019년 BMS가 셀진(Celgene)을 인수한 거래가 최근 5년 내 메가딜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였고 화이자가 지난해 총 거래금액의 25% 비중으로 시젠(Seagen)을 인수하며 다시 한번 빅딜이 성사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2068억달러(약 285조4500억원)를 기록한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규모는 연평균 10.8%의 성장세로 2028년에는 3459억달러(약 477조4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빅파마는 희귀질환 시장 선점을 위해 혁신 신약을 포함한 FDA 승인 제품 등 상업화 단계의 바이오텍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상업화 단계 뿐만 아니라 임상 후보물질부터 플랫폼 기술까지 희귀질환 전 영역의 바이오텍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또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기반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비만·당뇨병 치료제를 포함한 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빅파마는 M&A를 통해 기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거나 신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비만 치료제 부상에 따른 GLP-1 기반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대사질환 관련 바이오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기존 GLP-1 시장 선점 업체도 급증하는 약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M&A를 통한 제조 역량 강화를 시행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월 세계 2위 바이오 위탁개발제조기업(CDMO) 카탈런트(Catalent)를 165억 달러(약 22조7700억원)에 인수했고, 일라이 릴리는 지난 4월 주사제 제조업체 넥서스 파마슈티컬(Nexus Pharmaceuticals)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이는 모두 생산 용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컨설팅 업체는 올해 하반기에도 바이오텍 인수를 중심으로 한 '스몰딜'이 빅파마에 유리할 것으로 봤다.

맥킨지 보고서 '2024년 주요 M&A 트렌드: 차세대 딜 성공을 위한 청사진'(Top M&A trends in 2024: Blueprint for success in the next wave of deals)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모든 산업에 걸친 M&A 활동을 조사한 결과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전략적인 거래를 많이 진행하는 기업이 대규모의 선별적 거래를 하는 기업보다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TSR)이 더 높았다.

제이크 헨리 맥킨지 연구원은 "바이오제약 분야 M&A에서는 총주주수익률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수보다 소규모의 프로그램적 인수가 더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고병준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파트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에서 희귀의약품, ADC, 비만 치료제 분야의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라며 "바이오테크 기업은 기초물질 탐색 및 원천기술 개발부터 시판 허가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단계별로 자사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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