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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국내 3대 식품기업, 지배구조 최하위는?

유통·바이오 식음료 ESG로 본 K푸드

국내 3대 식품기업, 지배구조 최하위는?

등록 2024.07.18 11:11

수정 2024.07.18 14:1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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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지표준수율 CJ제일제당 66.7%, 동원F&B 53.3%, 대상 40%대상, 임상민 부회장 '여성 임원' 1명 충족···이사회 부문 '최저점'동원F&B, 사내이사 과반 '소규모' 이사회···CJ제일제당, 2단계↓

글로벌 김치 시장을 선도하는 대상이 작년 지배구조 순위 '꼴등' 수준의 성적을 받았다. 대상은 작년 핵심지표준수율 40%로, 국내 3대 식품기업 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동원F&B 역시 작년 한국거래소의 상장사 평균(62.3%) 이하였고, CJ제일제당은 66.7%로 평균을 턱걸이했다.

국내 매출 상위 3대 식품기업, 지배구조 나란히 '퇴보'


국내 3대 식품기업, 지배구조 최하위는? 기사의 사진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발표했다. CJ제일제당은 66.7%, 동원F&B는 55.3%, 대상은 40%로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3사 모두 2022년 대비 점수가 하락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상장기업이 핵심원칙 준수 여부를 공시하고,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주주보호 원칙과 이사회 감독, 내부 감사기구의 업무 수행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올해는 핵심지표 준수 항목이 2022년과 일부 달라졌다. 감사기구에 대한 항목이 하나 줄고 주주에 관한 항목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이 추가됐다. 또 이사회에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 아님'이 생겼다. 주주환원 정책과 성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신설 항목을 모두 지킨 건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이사회 성별구성 특례 적용기업인 데 따라 1명의 여성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동원F&B는 배당 예측가능성은 제공했으나 여성 이사는 없었다. 대상 역시 성별구성 특례 적용기업인 만큼 1명의 여성 사내이사를 두고 있는데, 이는 대상그룹 차녀인 임상민 부회장이 있어 충족된 사항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주주환원 정책과 중장기 배당 정책 등이 준비돼 있으나 동원F&B는 해당 사항에 대해 미흡했다. 3사는 모두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도 지키지 못했다. 대신 2주 전 공시하고 있다. 또 주주보호 정책이 마련된 기업은 대상뿐이다.

배당성향은 대상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대상 42%, CJ제일제당 22.9%, 동원F&B 14.18% 순이다. 주당 배당금은 CJ제일제당 5500원, 동원F&B와 대상이 각각 800원이었다. CJ제일제당은 별도기준 순이익의 20% 이상, 대상은 30% 수준의 배당을 지향한다. 동원F&B는 별도로 마련된 기준이 없다.

대상, 이사회 부문 '최하위'···여성 임원 1명은 오너일가


국내 3대 식품기업, 지배구조 최하위는? 기사의 사진

대상은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이 2022년 46.7%에서 작년 40%로 하락해 '최하위' 수준 성적을 받았다. 주주 부문과 이사회 부문이 전반적으로 후퇴했다. 특히 이사회 부문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 아님'을 제외하곤 모두 준수하지 못했다.

대상이 이사회의 성 다양성에 부합한 건 대상그룹 차녀인 임상민 부회장이 있어서다. 대상은 자산 총계 2조원 이상으로 성별구성 특례 적용기업인데, 임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올라가 있어 이사회 내 별도의 여성 임원을 선임할 의무를 사실상 면제 받았다.

이외의 이사회 부문 항목에선 지켜진 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없고, 주요 부분별 리스크관리 정책은 수립하고 있으나 전사 리스크관리 정책은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명문화된 정책도 미비했다.

대상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가 맡고 있어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를 지키지 못했다.

임상민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임세령 회장과 임 자매의 어머니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은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했다.

다만 대상은 감사부서의 '독립성'이 미흡했다. 감사위원회의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내부감사부서로 경영개선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해당 부서의 인사 조치권과 동의권에 대한 권한을 정하는 정책이 따로 없다. 내부 감사규정을 통해 독립성을 명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외이사 선임 이후의 기준도 모호했다. 대상은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이들에 대한 공정성 확보 방안 역시 미비했다. 보수에 대한 명문화된 정책도 없었다.

대상은 "사외이사의 보수를 책정하기 위해 전문성, 직무공정성, 윤리책임성, 충실성 등 자격요건을 이사회에서 검토해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고 있다. 보수 한도 역시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고 있다"며 "보수 집행에 있어서는 회사의 매출액 성장률, 영업이익 증가율 등 재무성과지표를 바탕으로 객관성을 확보해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김치 브랜드 '종가'로 수출 비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대상의 식품사업 법인 매출인 3조2186억원 중 해외법인 매출은 1조385억원으로 32.3%를 차지했다. 또 작년 국내 김치 수출액의 약 53%가 종가 김치다. 대상은 지난 2022년 미국 현지에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세계 60여개국에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동원F&B, 사내이사 중심 '소규모' 이사회···오너일가는 지주사 지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동원F&B는 작년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 53.3%로 '반타작'했다. 총 15개 항목 중 8개만 준수했다. 바뀐 항목 중에선 이사회의 성 다양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주주 부문이 일부 미흡해 지난 2022년 60%에서 한 단계 떨어졌다. 감사기구 부문은 변동 없이 동일했다.

동원F&B 역시 이사회 부문이 가장 취약했다. 총 6개 항목 중 4개를 미준수했다. 동원F&B는 HR부서에서 임원 후보군을 관리하고,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정책은 미비했다. 이는 해당 정책 운영 시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해 보류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동원F&B는 사내이사에 권한이 집중된 구조다. 이사회에는 3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구성원은 전부 남성이다. 동원F&B는 성별구성 특례 적용 기업엔 해당하지 않지만, 이번에 신설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항목은 지키지 못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권한을 일부 위임해 분산하기 위한 제도로, 주로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해 이사회 감시 기능을 높이기 위해 존재한다. 다만 동원F&B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별도의 위원회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어 감사위원회 대신 상근감사 1명을 두고 있다.

동원F&B는 "이사회를 단일 협의체로 구성하고 있어 경영 의사결정을 일관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나 기업지배구조 관점의 개선을 위해서 이사회 권한이 일부 분산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하지 않았으나 HR 부서 및 이사회에서 전문성과 독립성 등 기준으로 후보를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의장은 김성용 동원F&B 대표이사가 담당하고 있어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도 준수하지 못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10년 이상 동원F&B의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다가 지난 2022년 물러났고, 2023년 미등기 임원에서 빠졌다. 대신 2022년 11월부터 동원산업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3월 동원그룹 회장에 오르며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내부감사기구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 상근감사 1명을 두고 있는데, 주주총회 승인으로 감사를 선임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감사는 별도의 감사규정을 통해 이사의 직무 집행에 대해 감사할 수 있고, 회사의 업무나 재산상태를 조사할 수 있다. 내부감사기구 지원 조직 역시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내부감사기구의 기능은 다소 부실했다. 작년 내부감사기구가 외부감사인과 소통한 내역은 대면 1회, 서면 1회로,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은 충족하지 못했다.

동원F&B는 "내부감사기구와 회계감사인 간의 의사소통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작년은 외부감사인 초도감사에 해당해 외부감사인과 내부감사기구를 비롯한 내부 직원들의 부담이 큰 해였다"며 "전년 대비 소통내역이 다소 미흡하나 올해는 의사소통의 횟수도 확대하고 그 내용과 방식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주 부문에선 작년부터 전자투표를 실시해 항목을 일부 보완했으나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항목을 미준수했다. 배당실시계획은 매년 통지하고 있으나 배당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동원F&B는 3사 중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작은 내수 중심 기업이다. 작년 연결기준 식품 사업 매출인 3조8548억원 중 수출액은 1168억원으로 약 3%, 업계로 따져도 최저 수준이다. 동원F&B는 오는 2026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수출 효자 제품은 조미김 브랜드 '양반김'으로, 현재 3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한편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2023년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 53.3%를 기록했다. 특이점은 사외이사인 김주원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동원산업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사 전환 이후 이사회의 투명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동원그룹에서 동원금융이 계열 분리돼 설립된 기업이다. 김재철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김남정 회장의 형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주원 사외이사는 동원증권 시절부터 35년간 몸담으며 김남구 회장과 손발을 맞춘 인물로 사실상 동원그룹 오너일가의 사람이다.

CJ제일제당, 지배구조 우등생 '낙방'···외국인 주주 친화적


이재현 CJ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이재현 CJ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CJ제일제당은 2022년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이 80%에서 작년 66.7%로 낙폭이 컸다. CJ제일제당은 신설 항목 2개를 모두 충족했으나 기존 지켜오던 항목이 미흡해 성적이 떨어졌다. 주주 부문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감사기구 부문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를 지키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CJ제일제당은 이사회 성별구성 특례적용 기업으로, 김소영 바이오 연구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 아님'을 충족했다. 이사회 의장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맡고 있어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 항목은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는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현 회장은 2016년 CJ그룹과 CJ제일제당 등 전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은 이후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2013년 횡령·배임·탈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후 2016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바 있다.

손경식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손 회장은 만 85세 고령이지만 이 회장이 건강상 등의 이유로 등기이사 복귀 계획이 없을 걸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에도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그룹은 당분간 손경식 회장 체제를 유지할 걸로 보인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총 5개를 운영 중이다. 보상위원회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인, 이외의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했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엄격하게 선임하고 있으나 이후 평가기준은 미비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연임이 불가능하고, 동일후보에 대한 추천도 할 수 없다는 철저한 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나 선임 후엔 개별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자유롭고 비판적인 의사 개진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서란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사외이사 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는 이사회 및 위원회 참석률, 독립성, 전문성,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하고 있으나 개별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기준은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다"며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보수 한도를 정하고, 고정급의 형태로만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의 주주 부문에서 눈에 띄는 특징으로는 외국인 주주에 친화적이라는 점이다. CJ제일제당은 외국인 주주를 위한 영문 홈페이지 내 영문 공시와 영문 IR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주주총회 안건별 찬성률과 주주환원정책도 영문 안내, 실적발표 자료 및 컨퍼런스 콜 녹음 파일도 영문으로 게시하고, 외국인 담당 직원도 지정했다.

감사기구 부문에선 '독립성'이 일부 미흡했다. CJ제일제당은 감사위원회를 보좌하고 실무업무를 수행하는 전담부서인 감사위원회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업무 지원 시 대표이사 등 경영진과 분리돼 업무를 전담해 사무국의 독립성은 확보했다. 그러나 해당 조직의 인사 조치 등에 대한 권한은 별도로 명시하지 않은 상태다.

CJ제일제당은 K-푸드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글로벌 식품기업이다. 지난 2019년 미국 냉동식품기업인 슈완스를 인수하면서 해외 사업 비중이 급증해 작년 해외 식품사업 매출이 1조3866억원으로 국내 매출(1조3800억원)을 넘겼다. 다만 해외 식품 매출의 절반 이상은 슈완스에서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전략 제품(GSP)과 K-스트리트푸드 제품 등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의 K-푸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간편식 브랜드 '비비고' 만두 제품은 북미에서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로, 2020년 단일 품목으로 글로벌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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