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현 부회장 "형제 경영 참여, 역할 고려할 것"소액주주연대 "형제, 신 회장과도 만날 것"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26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소액주주연대와 만나 연구개발(R&D) 현황과 경영권 매각 여부 등에 대해 질의했다.
앞서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 16일 한미그룹 오너일가 삼 남매(임종윤·주현·종훈)에 주가부양책 등을 함께 논의하자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임 부회장은 지난 24일 면담 요청을 수락하는 답신을 보낸 걸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연대플랫폼 기준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의 주주 수는 1174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주식 지분율은 2.19% 수준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3월 임종윤·종훈 형제 손을 들어 주주총회에서 형제 승리에 일조한 바 있다.
임 부회장은 이날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함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매각한 이유 등을 설명했다. 모녀는 지난 3일 신 회장에게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440만주를 1644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고, 지난 18일 이사회 구성 권한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한다는 주주 간 합의서를 발표했다.
임 부회장은 해외 매각 문제와 관련해 "신 회장과 송 회장이 회사 해외 매각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그런 와중에 상속세 재원 마련을 자체적으로 할 방법으로 찾아낸 게 지분매매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속세 재원이 어느 정도 마련됐기 때문에 해외 매각은 아주 시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경영권 매각을 통해 자본 차익을 선호한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부정하며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의지를 드러냈다.
임 부회장은 "신 회장은 현재로서는 매각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신 회장과 공동 의사결정을 내린 부분 중 핵심은 회사를 가장 빨리 안정화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 선임하는 부분을 주로 합의했다"고 했다.
다만 신 회장이 형제를 경영에 참여시켜 소위 '하이브리드 경영'을 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임 부회장은 "내가 답변하긴 조심스럽다"면서 "각자 어떤 역할을 하겠다고 못 박긴 어렵지만 맡은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역할 분명하다면 충분히 고려해서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임종윤·종훈 형제의 업무태만 관련 의혹과 북경한미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임 부회장은 소액주주 연대 측이 형제의 출근 기록 등에 대해 묻자 "정확한 답변은 두 분이 직접 더 자세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아마 두 분은 두 분 계신 곳에서 회사를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 연대 측은 이어 북경한미 부당 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내부 감사 진척 사항 등에 질의했다. 임 부회장은 "기사 보고 내부적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고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내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 다해서 진행하고 있어 제가 지금 상황에서는 딱히 입장 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임종윤과 임종훈 측 모두 각각 주주와 소통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임 형제 퇴진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부분까지 지금 결정된 건 없다"면서 "둘 모두 주주고 회사 아끼기 때문에 현명하게 하지 않을까"라고 답변했다.
임 부회장은 주가 부양 방안과 관련해 R&D 진척 사항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임 부회장은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 관련해 "자체 개발하고 있지만 기술수출에 대해서 아예 옵션을 제외하는 건 아니"라면서 "이 분야에서 가장 적합한 전문 파트너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GLP-1 계열 당뇨병·비만 치료 신약후보 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현황에 대해서는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이 "국내는 에페글레나타이드 3상 하고 있고, 상용화 시점은 2027년 초로 계획하고 있다"면서 "시점을 당기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했다.
최 센터장은 "글로벌제약사에 비해 개발은 늦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현격한 차별화 가지고 나가서 키플레이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체중감량과 더불어 근 감소도 최소화할 수 있는 프로파일 통해서 연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 '롤론티스' 중국 출시 시점에 대해서 임 부회장은 "롤론티스 중국진출 위해서 지난 반년 이상 중국의 파트너사들과 논의 중"이라면서 "중국 파트너사 마지막 단계로, 하반기 좋은 소식 나올 듯하다"고 했다. 다만 "인허가 소요 시간 때문에 하반기 중국 시장 론칭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면담이 끝난 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임종윤·종훈 측에서도 면담 요청에 대한 답변은 왔지만, 구체적인 면담 날짜가 정해지거나 한 건 아니"라면서 "가능하다면 형제나 신동국 회장과도 면담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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