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양 사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어 탄탄대로를 걷나 했더니 이번엔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합병 반대'를 외치며 결사 항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노조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대의 이면에는 '인력 구조조정' 우려가 뿌리 깊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노조의 논점은 다소 혼란스럽다. 원하는 것은 오직 국민들을 위한 합병 저지이며 어떤 조건이 들어오더라도 결사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대한항공이 직원고용·처우 관련해 어떤 답도 없이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노조의 반대가 대한항공과의 추후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의 주장이 헷갈리는 또 다른 이유는 공동행동을 하는 조종사노조(APU)와 일반 노조의 입장 차이에 있다. 화물사업부 매각으로 에어인천으로 고용 승계되는 조종사들은 합병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반면 일반 노조 입장에서는 합병 이후 고용 유지와 처우가 더 중요하다.
국민 피해를 앞세운 이들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노조가 주장하는 '독자생존'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3조5000억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됐으나,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006%에 달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노조 측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시기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이 잘 버텨왔기에,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정작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은 2020년 통합 발표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매각이 불발되면 자금 회수가 어렵고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제 '플랜B'는 없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의 독자생존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반대만 하는 노조엔 회사를 정상화할 어떤 현실적인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당장 생계와 직결된 문제 앞에 불안한 노조의 심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으로서도 인수합병에 있어 구성원들의 협조를 지속적으로 구해야 하는 과제가 다시 한번 부각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 모두 서로를 배척하고 무조건적인 반대를 고집하기보다는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막아서면 회사 정상화는 요원해질 뿐이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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