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폭 가팔라...전월대비 5조3천억 증가
금융위원회는 12일 전(全)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4조2000억원) 증가 폭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했지만 주담대 증가 폭은 5조4000억원으로 전월(6조원)보다 축소됐다. 기타대출은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총 2000억원 줄었지만, 감소 폭은 전월(-1조8000억원)보다 감소했다.
7월 가계대출 증가 역시 은행권이 견인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5000억원 늘어났다. 주담대는 주택매매 증가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전월 대비 5조6000억원 늘었다. 주담대는 5월 5조7000억원, 6월 6조2000억원, 7월 5조6000억원씩 확대했다.
박민철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이후에 서울 주택 매매가 늘어나면서 2~3달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났다"며 "당분간 추가로 가계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증가세 확대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6월에 서울아파트 거래량 증가 추세를 봤을 때 7월 이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누적 증가세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더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은행의 기업 대출 증가 폭도 전월(+5조3000억원)보다 많이 늘어난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대출(+4조4000억원)은 반기 말 일시 상환분 재 취급 등으로 운전자금을 위주로 증가 폭이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전월 대비 3조4000억원 확대했다. 지난 6월(+4조6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한 것으로 일부 은행들의 기업 대출 영업 강화,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로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특이요인 등에 기인했다.
늘어나는 가계대출에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인상하기로 했다. 한 달 새 다섯번째 금리 인상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도 지난 7월부터 금리를 줄인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8일부터 'KB주택담보대출'(변동·혼합)과 'KB일반부동산담보대출상품'의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오늘(12일)부터 0.1~0.4%포인트, 2년 고정금리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도 0.2~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정책대출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린다. 국토교통부는 주택도시기금의 대출금리와 시중금리 간 적정한 차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디딤돌·버팀목 대출금리를 0.2∼0.4%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정책대출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간 금리 차가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데, 이 역시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같은 금융권과 정부의 노력에도 향후 가계대출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주택 매매가 늘어나면서 생긴 대출 잔액이 아직 반영되지 않는 데다, 9월 시행될 2단계 스트레스 DSR 전 대출 막차 수요가 대기하는 상황이라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정책성 대출과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8월에도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거래 증가 및 휴가철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며 "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 간 정책적 공조, 금융권과의 긴밀한 소통 등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헀다.
이어 "월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고, 은행권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관리 목적의 DSR 산출이 개시되는 만큼, 금융권 스스로가 현재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차주의 상환능력에 기반해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은 대출 관행을 일관되게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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