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 소비 활성화 위한 가루 쌀 지원 정책 추진오는 2027년까지 기존 밀가루 수요 10% 대체 목표식품·외식업체 30곳 동참···가치소비·해외 수출 강점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친환경 등 가치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가루 쌀을 활용한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루 쌀이 밀가루 대체를 넘어 농가 상생과 식량 자급률 제고 등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원료로 사용될 수 있어서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10년 전인 2013년(67.2kg)보다 10kg 이상 줄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5년부터 매년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쌀 생산량은 442만톤(t)에서 370만t으로 19.5% 줄었으나 소비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 과잉 공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가공에 적합한 쌀 품종인 가루 쌀을 개발하고, 지난해부터 상용화 및 지원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가루 쌀 생산량을 200만t으로 늘려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가루 쌀은 기존 쌀에 비해 가공이 쉽도록 개발한 품종이다. 정부가 수입 밀가루와의 가격 차이를 일부 보전해 주고 있어 식품업계에선 이를 활용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가루 쌀 제품개발 지원 사업 대상자로는 농심, SPC삼립 등 대기업과 성심당, 런던베이글 등 식품·외식업체 30곳이 선정됐다.
식품업계에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루 쌀 제품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지난 6월 가루 쌀로 제조한 건면 제품인 '별미볶음면 매콤찜닭맛'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대안 식품 브랜드 '유아왓유잇'에서 가루 쌀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식물성 라이스 베이스드'와 '식물성 체다향 치즈 슬라이스'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우리 쌀 만두'를 출시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유당불내증, 콜레스테롤, 글루텐 등에 대한 불편함을 겪는 소비자만 아니라 지구환경,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은 가치 소비자를 위해 식물성 음료와 식물성 치즈를 개발해 선보였다"고 말했다.
가루 쌀 식품 특성상 비건·지구환경·동물복지 등 가치소비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걸로 기대되고 있다. 또 국내 쌀 농가와의 상생과 수입 밀가루 의존도를 낮추고 식량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도 실현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오는 31일까지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비건·친환경 식료품 판매점 노노샾에서 '가루 쌀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노노샾은 가치소비를 선호하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가루 쌀로 만든 빵과 음료, 스낵 등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쌀 가공식품 확대에 따라 해외 진출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6조3000억원에서 2022년 8조4000억원으로 약 33% 커졌다. 같은 기간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8900만달러에서 1억8200만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문인철 aT 수급이사는 "가루 쌀은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는 장점이 있어 오폐수가 줄고 재배기간이 짧은 저탄소 작물"이라며 "유당불내증이 있는 분들의 좋은 대안제로 가루 쌀 음료가 개발된 것과 같이 비건·친환경 등의 가치 소비를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계속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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