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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신용이 깡패" 신용등급 따라 건설사들도 '희비'

부동산 건설사 금리논란에 우는 부동산④

"신용이 깡패" 신용등급 따라 건설사들도 '희비'

등록 2024.08.31 08:00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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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준공·연대보증 등 자금조달에 시공사 영향 절대적건설사 신용‧여력 따라 수주 성향도 양극화 추세"HUG보다 더 싸게" 삼성물산·현대건설, 경쟁력 강해지나

건설사별로 신용도나 현금성자산 규모에 따라 자금조달 여력이 양극화하는 모양새다. 부동산 PF 금리가 하향 안정화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이미 목 끝까지 차오른 기존 PF를 해소하지 못한 탓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발행 PF-ABCP 금리(A1, 만기 3개월 기준)는 2022년 12월 7.48%에서 지난해 12월 4.78%, 지난 7월 3.87%로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는 여기에 더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부동산 PF 시장의 연착륙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금리 인하의 효과가 당장 드러나기는 힘들다는 시각에 무게를 싣는다. 부동산 폭등기에 급격히 늘어난 기존 PF 대출이 아직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실제로 2020년 92조5000억 수준이던 PF대출 잔액은 2023년 하반기까지 134조3000억원까지 올랐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아직 132조1000억원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 중 금융감독원이 경·공매 계획을 수립해야 할 정도로 부실하다고 분류한 규모만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건설사들도 신규 사업을 벌이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기존에 수주하거나 사업권을 가진 곳을 해소하는 것도 벅찬 실정이어서다. 금융비용 부담과 자재비‧인건비 등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이익률이 급감한 것도 영향이 크다. 실제로 현재 건설업계는 시공능력평가 최상위권 건설업체들마저 2~5%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특히 미분양 우려가 큰 지방에선 기존 사업장도 정리하고 싶어 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미분양을 안고 가기보단 가격을 낮추더라도 빠르게 현장을 마무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광주광역시 신가동 재개발에선 분양가 책정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 이견이 발생하자, 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면서 거의 모든 부동산 개발사업이 덩달아 움츠러들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 부동산 개발 사업은 건설사가 자금조달에 가장 중요한 축을 맡고 있어서다. PF 조달을 건설사가 보증을 통해 주선하고 있고, 여기에 분양보증까지 제공하면서 사업실패에 대한 리스크도 짊어지고 있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나 개발사업 시행사보다 신용이 높다 보니 자금조달을 건설사에게 의존하는 구조"라면서 "사실상 우리나라에선 순수한 PF는 없고, 땅에 대한 담보대출에 건설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한 신용대출을 결합한 형태로 보면 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의 신용이나 자금동원 여력 따라 수주 의지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나 공공공사 등 입찰절차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현장에선 참여건설사들이 적어 시공사 입찰이 유찰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2회 유찰 후 수의계약이 가능한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공공이 발주한 공사에선 3회 이상 유찰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시공능력평가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입지가 더욱 탄탄해지는 모양새다.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좋은 조건에 금융조달이 가능하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 분양에서도 유리한 까닭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은 각각 AA+와 AA-로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자체적으로 보증을 해주는 '지급보증'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신용도가 높아, 다른 건설사보다 저리로 자금을 대출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보증을 받는 것과 달리 지급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PF업계 관계자는 "HUG 보증을 받으면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지급보증을 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금리가 현저히 낮아 유리하다"면서 "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우 HUG(AAA등급)보다는 신용도는 낮지만, 금리 차이로 인한 손해보다 HUG에 내야하는 보증수수료가 더 커서 자체 지급보증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엔 현대건설의 경우 일부 사업장에선 HUG 보증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내 중요 사업지나 공사비 규모가 큰 곳은 지급보증 형태로 자금조달을 하고 지방 사업지 위주로 HUG 보증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주액 규모가 크지 않았던 삼성물산과 달리 현대건설은 5년 연속 수주액 1위를 하면서 현장과 PF규모가 비대해진 상황"이라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현장을 어느 정도 정리하기 전까지 보증규모를 관리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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