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드·SK바사, 차세대 코로나 백신 개발 지속리바이브·현대바이오, '롱코비드' 치료제 개발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의 코로나19 표본감시 입원환자 수는 7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지난달 11~17일 1452명으로 정점에 달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549명으로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독감과 같은 '4급 감염병'으로 분류되며 완연한 '엔데믹'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신규 변이로 인한 주기적 유행은 이번처럼 반복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5일 "코로나19 유행 동향을 분석한 결과 여름철 유행 감소세가 3주 연속 지속돼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추석 연휴 대이동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도 있다"며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여전히 코로나19 관련 제품 개발에 역량을 기울이는 곳이 있다.
셀리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속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셀리드는 오미크론 대응 코로나19 백신 'AdCLD-CoV19-1 OMI'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으로, 현재까지 총 4000명의 임상 시험 대상자 중 2310명에게 백신 투여를 완료해 오는 10월 말까지 투여를 마칠 계획이다.
아데노바이러스벡터(AVV) 계열인 셀리드의 코로나19 백신은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유사 플랫폼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속하는 전략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셀리드 측은 코로나19 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추진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는 지난 6월 기업 설명회를 통해 "올해 초 질병청장이 직접 코로나19 관련 계획을 발표하며 장기적으로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공공 시장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고, 그때가 되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아데노바이러스벡터(AVV) 계열인 셀리드의 코로나19 백신은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유사 플랫폼이다. 셀리드는 올해 말 백신 품목허가를 신청해 내년 가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최대 3000억원대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백신 개발 전문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코로나 백신 수요 감소로 연간 실적 역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특히 노바백스와 맺었던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 종료에 따른 매출 공백이 메워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재유행에 따라 노바백스의 계량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승인되며 추가 수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FDA는 지난 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오미크론 JN.1를 표적으로 하는 노바백스의 개량 백신 'NVX-CoV2705'을 긴급 승인했다. 노바백스 지난 13일 'NVX-CoV2705'가 미국 전역의 주요 약국 등을 대상으로 공급‧비축이 개시됐다고 발표했다.
존 C. 제이콥스 노바백스 대표는 "오늘 승인으로 노바백스는 미국에서 프리필드시린지(제형사전충전형 주사기)로 계량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할 수 있게 됐으며, 전국의 수천 개 지역에서 소비자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업데이트된 백신은 현재 유통 중인 변종의 '모균주'인 JN.1을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KP.2.3, KP.3, KP.3.1.1 및 LB.1을 포함한 JN.1 계통 바이러스에 대해 강력한 교차 반응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SK바사는 지난해 12월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확장 체결했다. 지난 10일 모회사인 SK케미칼이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을 국내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올해 노바백스 백신 32만회분을 도입한다.
SK바사는 차세대 범용 코로나 백신인 'Pan-Sarbeco' 개발도 CEPI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출시한다는 목표로, 향후 5년간 다른 4개의 핵심 파이프라인과 더불어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코로나 후유증인 '롱코비드 증후군'에 대한 치료제 개발도 활발하다.
캐나다 제약사 리바이브 테라퓨틱스(Revive Therapeutics)는 롱코비드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리바이브는 항염·항바이러스 특성을 지닌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부시라민(Bucillamine)의 임상 개발을 진전시키는 데 전략적으로 집중한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회사는 부시라민 관련 세 가지 주요 적응증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롱코비드 치료다.
리바이브는 발표된 연구와 이전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활용해 부시라민의 롱코비드 치료제로서의 적응증 확장을 노리고 있다. 회사가 당국에 받은 타입C 회의 서면 답변 결과에 따르면, FDA는 부시라민에 대한 평가를 새로운 임상시험용 신약("IND") 신청으로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또 롱코비드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적절한 설계, 연구 모집단, 안전성 및 효능 측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다.
회사는 FDA에 제출할 임상 2상 연구 프로토콜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까지 제출할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제안된 임상 2상 연구는 내년 1분기에 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리바이브는 이번 발표에서 롱코비드 진단키트 제품 개발 중단도 함께 발표했다. 코로나 후유증 검사키트 개발 기업은 리바이브가 유일했으나 FDA 허가가 무산되며 개발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경동제약과 종근당이 부시라민 임상 결과에 따라 일정 부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경동제약은 지난 2021년 식약처에 부시라민 원료 수출허가를 획득했고, 종근당은 부시라민 성분의 관절염 치료제 '리마틸정'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바이오의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Xafty)가 롱코비드 연구자 임상을 실시한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학(UCSD: University of California-San Diego) 데이빗 스미스 교수(Dr. David Smith) 연구팀이 제프티로 롱코비드 연구자임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회사에 다르면 제프티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2560개의 약물 중 염증 억제 효과가 가장 뛰어난 약물로 확인됐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면역관련 단백질의 과도한 활성화와 이로 인한 장기손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물질이다. 제프티는 약물전달체 특허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특징인 '낮은 생체이용률'을 개선해 약물재창출한 치료제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 절차가 진행 중이고, 조만간 미국 FDA에도 3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스미스 교수는 "이번 연구자임상의 목표는 제프티가 니클로사마이드의 바이러스 억제, 염증반응 억제, 신경보호 등 다중 기전을 통해 롱코비드의 복합적인 증상들을 해결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제프티가 롱코비드 치료에 역사적인 돌파구(breakthrough)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 우흥정 부사장은 "국내에서 제프티로 롱코비드 연구자임상을 시도했으나 좌절되어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미국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제프티의 효능을 인정하고 롱코비드 연구자임상을 시작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이번 연구가 롱코비드로 고통받는 전 세계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 시기 국내 기업에 경구용 치료제와 진단키트 공급 확대를 주문하는 등 수급 관리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달 일부 기업은 주가가 급등락하기도 했다. 엔데믹 이후 실적이 악화돼 주가도 부진했던 기업이 일시적 호재를 만나 불안정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1일 코로나19 및 엠폭스 재확산 테마 관련 주식에 투자유의를 발동했다.
실제로 지난주부터 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 수급이 정상화됐지만 환자가 빠르게 감소하며 약국가에서는 재고관리가 고민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이날 방역통합정보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코로나19 치료제 재고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테마주 추종을 경고했다.
DB금융투자증권은 주식 퀀트분석 리포트를 통해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기대감은 사상누각임을 유념하자"면서 "과거에도 어느 순간부터 마스크,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집에 쌓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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