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K-밸류업 지수'···운용사들, 11월 상품 내놓는다

거래소, 운용사 1사당으로 10개 내외 상품 출시 전망

그래픽=홍연택 기자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 부양 정책 일환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함에 따라 자산운용사도 관련 상품 출시에 분주하다. 거래소는 운용사 1사당 1개 상품을 준비해 오는 11월 내에 10개 내외의 ETF가 시장에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24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공개된 밸류업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상장 종목 중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5개 기준을 거쳐 선별된 100종목으로 구성됐다.

운용사들은 관련 ETF 상품 출시를 위해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자산운용 등이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를 계획하고 있다. 그 외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도 밸류업 지수 발표 내용을 확인한 후 상품 기획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향후 거래소 일정에 따라 상품 출시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패시브, 액티브를 모두 염두에 두고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은 액티브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체적으로 리서치를 통해 주주환원이 우수한 기업을 선별해 액티브 상품을 연내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기존 상품인 ACE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가 중소형주 위주인 반면 새로운 상품은 대형주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차별화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기관 자금 유입으로 인한 수급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산업이나 섹터 전반을 아우르는 지수인 만큼 투자자나 시장의 평가에 따라 성과도 달라질 것"이라며 "특히 액티브 상품은 밸류업 중에서도 어느 부분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운용사별로 종목 선별과 운용 방식이 달라지고 그에 따른 성과도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패시브 ETF를 통해서는 차별화가 어렵다는 고민이 존재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패시브의 경우에는 차별화가 어려울 것"이라며 "비슷한 상품이라면 대형사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는 시장 및 산업에 대한 밸런스를 고려하면서 많은 종목수와 산업별 배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범위가 넓은 지수 성격상 밸류업 전략의 특색이 약해질 수 있는 우려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밸류업지수 개발과정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 후속 지수도 적극적으로 개발해 발표할 계획이다. 밸류업지수의 일부 종목을 따로 꾸려 '밸류업 섹터지수', '밸류업 Top 10 지수' 등의 하위 지수를 구성하거나, 밸류업지수와 선정대상이나 선정기준을 다른 지수 등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