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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AI 타고 '슈퍼사이클' 맞은 대한전선···글로벌 톱티어 도약 '잰걸음'

산업 전기·전자

AI 타고 '슈퍼사이클' 맞은 대한전선···글로벌 톱티어 도약 '잰걸음'

등록 2024.11.11 15:38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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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주 잔고 2조55억원작년 말 대비 15.5%···역대 최대미국·유럽 등 글로벌 성과 속속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제공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제공

대한전선이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전력망 교체 수요 등으로 인한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다. 그 덕에 올해 3개 분기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등 역대급 실적도 썼다. 대한전선은 지속적인 수주 확대를 위해 글로벌 접점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11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역대 최대 수준인 2조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한 해 수주 잔고(1조7359억원) 대비 15.5% 증가한 규모이며 지난 2020년 말 기준 약 9455억원을 기록했던 것보다 2.5배 이상된다.

그간 미국, 유럽, 중동 등 글로벌 지역에서 발빠르게 수주를 이어 나간 덕이 컸다. 수주 잔고의 증가는 수익성 확대로도 이어졌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대한전선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 늘어난 8044억원,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56% 증가한 27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10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해 측정한 이래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누적으로 보면 매출액은 2조4573억원, 영업이익은 943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로 보면 각각 18%, 58% 확대된 수준이며 누적 영업이익의 경우 이미 작년 연간 영업이익인 789억원도 넘어섰다. 올해 3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부터 최근 5년 치 연간 영업이익들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호반그룹 편입으로 경영 환경이 안정되면서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이다. 대한전선은 1941년 세워진 국내 1호 전선회사다. 다만 2000년대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이후 2021년 5월 호반그룹에 편입된 후 빠르게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글로벌 전력망 시장의 호황기가 도래, 대한전선이 글로벌 시장에 속도를 내면서 역대급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선업계는 '전기먹는 하마'라고 불리울 정도로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AI로 인해 급증한데다 미국 등 글로벌 국가들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및 신재생 에너지 신규 수요까지 맞물려 호재를 만난 상황이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이다. 미국은 전세계 전력망 호황기를 견인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노후 전력망에 대한 교체 수요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신규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대한전선은 이에 미국 둥부와 서부에 지사를 두고 HVDC, HVAC, 중저압, 지중 및 가공선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5일에도 미국 서부 지역 및 동부 지역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미국 서부 지역은 장기 공급 프로젝트로 1년간 300억원 규모의 전력 케이블을 공급, 최장 3년간 최대 900억원의 케이블을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동부 지역은 약 200억원 규모의 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이 올해 미국 시장에서만 약 7200억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따냈다. 이는 대한전선이 북미 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전 최고 기록인 2002년(연간 수주액 약 4000억원)도 넘어섰다.

지난달 초에는 싱가포르에서 작년 연매출의 30%에 달하는 84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 계약도 추가한 바 있다. 특히 5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는 초고압 교류 송전만 수출 기준으로 국내 사상 최대 규모다.

유럽과 중동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처음으로 독일과 바레인의 초고압 케이블 시장을 개척했고 영국에서도 신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독일에서 600억원, 올해 초에는 쿠웨이트에서 550억원, 영국에서 500억원 규모의 수주를 추가했다.

통상 수주 잔고로 잡혀 있는 프로젝트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기업의 매출로 이어진다. 즉, 대한전선이 연초 수주 잔고가 높다는 것은 추후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한전선은 더불어 지중, 해저를 망라한 전 전력망 영역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저케이블 등 성장을 견인할 사업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2009년 여수 장군도에 해저케이블 공급을 시작으로 부산, 울산, 호주, 베트남 등 국내외 13개 해저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또한 해저케이블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결정, 현재 1공장 1단계의 준공을 마쳤다. 1공장의 2단계는 외부망 해저케이블 생산하는 설비로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대규모 송전이 가능한 HVDC 케이블 시스템에 대한 개발도 해왔다. 국내 최초로 2022년에 500kV XLPE 전류형 HVDC 육상 케이블 시스템 개발과 KEMA 인증을 취득했고 지난해는 525kV XLPE 전압형 HVDC 육상 케이블 시스템 개발 및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회사의 가치를 지속 제고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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