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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SK바이오팜 마케팅비만 400억 쏟는 품목은?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SK바이오팜 마케팅비만 400억 쏟는 품목은?

등록 2024.11.26 14:21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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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평균 매출 12%가 광고선전비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미국 시장 확대용 추정

SK바이오팜이 올해 쏟아 부은 판촉용 마케팅비용(광고선전비)이 현재까지 300억원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엑스코프리 외 후속 상업화 약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올해 3분기 누적 광고선전비는 332억원을 돌파하며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389여억원과 비교하면 올해는 2022년 수준에 근접한 4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엑스코프리 마케팅비 가파른 상승세


광고선전비는 2020년 엑스코프리 미국 출시 이후 매년 상승 추세다. 2020년 출시 첫해 247억원을 지출했고 이듬해인 2021년 388억원, 2022년 485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389억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4년간 1509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은 동종업계 타 기업 대비 최상위권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대웅제약(5%), 유한양행(4.6%), 셀트리온(2.6%), 한미약품(2.2%) 등을 크게 웃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다. 뇌전증 발작을 예방하고 조절하는 데 사용되며, 특히 부분발작(간질발작)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코프리는 뇌의 신경 활동을 조절해 발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기존의 항뇌전증 약물에 비해 효능과 안전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이른바 '계열 내 최고 (Best in class)' 치료 옵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9년 미국 FDA에 엑스코프리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유럽, 캐나다, 이스라엘 등에서 승인받았다. 특히 내년에는 세노바메이트의 아시아 지역 출시를 위한 한중일 임상 3상 시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내달 미국뇌전증학회 'AES 2024'에서 9개 최신 한중일 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외 지역에서는 대부분 직판이 아닌 기술수출 형태로 진행돼 이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지출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의 광고선전비가 증가는 미국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채널 확장 영향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바이오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미국 시장에 직접 판매(직판) 체제를 구축했다.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현지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설립하고 전문 영업 인력을 채용해 미국 내 판매망을 구축했지만, 2020년 출시 당시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현장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엑스코프리를 복용 중인 환자의 치료 후기 영상을 제작·송출해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등 원격 마케팅을 펼쳤다. 현재도 미국 엑스코프리 공식 홈페이지에는 해당 영상이 수록된 페이지와 함께 환자의 복용 후기 등을 전달받기 위한 양식이 기재돼 있다.

이외에도 의료진에게는 엑스코프리 임상 데이터, 적정 처방법, 유지 관리법 등의 전문 정보를 제공해 처방을 유도했다. 초기에는 뇌전증 전문의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현재는 일반 신경과 전문의로 대상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업사원의 동기 부여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개편하는 등 판매 성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폈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 덕분에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액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3분기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8% 증가한 113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에 따르면 출시 53개월 차인 올해 9월 월간 총 처방 수는 약 3만1000건으로, 경쟁 신약의 출시 53개월 차 처방 수의 약 2.2배 수준이다.

후속 제품 출시로 비용 증가 계속


후속 상업화 제품 출시 계획 등에 따라 당분간 높은 수준의 광고선전비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최근 핵심 의료계 인사(Key Opinion Leader)를 전담하는 기술 영업 인력과 LTC(롱텀케어) 전담 인력을 충원하고 세일즈 인센티브 구조 개편 등을 진행했다. 하반기에 들어서는 P4 임상이나 연구자 임상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환자와 보호자를 직접 타겟팅하는 DTC 광고 등을 통해 더 많은 신규 환자와의 접점을 늘릴 예정이다.

또 부분 발작에서 전신 발작으로 치료 범위(적응증) 확장을, 성인에서 소아·청소년까지 연령 확대를 노리고 있다. 전신 발작 3상의 탑 라인 결과(Top Line Result)를 25년 말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소아·청소년 대상 승인 신청을 앞두고 태블릿을 삼키기 어려운 소아를 위한 경구 현탁액 제형을 25년 중 승인 신청할 수 있는 방안을 FDA와 협의 중이다.

이달 19~2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제프리스 런던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통해 후속 상업화 제품 출시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미국 직판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제2의 상업화 제품을 도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세노바메이트의 수익성을 토대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혁신 신약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기준 엑스코프리가 시장에서 안착하기 시작하며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도 소폭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 후속 상업화 제품이 도입되면 비용도 다시 일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코프리 TV 광고 송출도 내년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전문의약품의 대중 대상 광고 송출이 가능하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엑스코프리 TV광고는 올해는 진행하지 않았고, 계획은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다"면서 "내년 진행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속 상업화 제품이 도입될 경우 현재 마케팅 네트워크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두 번째 상업화 제품 도입 예정으로 인해 일시적 비용 증가가 예상되지만, 추가 매출 확대로 빠른 이익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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