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리보세라닙·HK이노엔 케이캡 국내 10호 타이틀 '도전'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은 지난 2003년 LG생명과학의 퀴놀론계 향균제 '팩티브' 이후 총 9종이다. 가장 최근 FDA 허가를 받은 품목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다.
올해는 HLB, HK이노엔 등이 미국 FDA 문을 두드리며 '10호' 타이틀에 도전한다.
HLB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은 오는 3월 FDA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첫 허가 신청에선 고배를 마셨다. 당시 FDA는 캄렐리주맙 제조공정(CMC)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임상시험 현장 실사(BIMO Inspection)를 문제 삼으며 보완요구서한(Complete Response Letter, CRL)을 발부했다. CRL은 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한 품목에 대해 추가 자료 보완이나 현장 실사 등이 필요할 경우에 보내는 서한이다.
HLB는 지난해 9월 재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FDA에 BIMO 실사를 받아 'NAI'(보완할 사항 없음) 판정을 받았다. 올해 3월 20일까지 심사 결과를 받을 전망이다.
HLB는 리보세라닙에 대해 간암치료제 점유율 50%, 매출과 영업이익은 오는 2029년까지 각각 3조1067억원, 2조682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HLB가 자체 평가한 NPV(순현재가치)는 약 17조원이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켑'도 미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30호 국산신약으로 허가받은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항궤양제다. 국내에선 4년 연속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 누적 158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파마슈티컬스의 자회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즈를 통해 지난해 4월 비미란성식도염 미국 임상 3상을 완료했다. 미란성식도염 3상은 지난 연말이 계획된 종료 시점이다. 이르면 상반기 FDA 허가를 신청하고, 하반기 미국 출시를 계획 중이다.
FDA 승인을 받으면 제조, 생산, 유통 등은 브레인트리가 담당한다. HK이노엔은 지난 2021년 브레인트리와 케이캡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브레인트리에 미국 및 캐나다 독점 판매권을 넘겼다. HK이노엔은 품목허가에 따른 마일스톤과 제품 판매 관련 로열티를 받는다.
케이캡은 지난달 중남미 6개국에 추가로 출시됐다. 출시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등이다. 케이캡은 중남미 시장에서 파트너사 카르놋이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카르놋에 따르면 케이캡은 멕시코 출시 약 1년 만에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3위권에 안착했고, 시장 점유율 10%를 앞두고 있다.
케이캡은 P-CAB 계열 약물로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와 달리 위산 분비의 즉각적인 억제가 가능하고, 빠르게 효과를 나타내는 특성이 있다. 또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케이캡은 지난 2023년 1194억6900만원의 매출을 내며 출시 5년간 연평균 36.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판도는 PPI에서 P-CAB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 P-CAB 시장은 팬텀 파마의 '보퀘즈나'가 이끌고 있는데, 팬텀 파마는 미국에서 약물을 투여받는 미란성 식도염 환자를 700만명, 비미란성 식도염 환자를 15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이러한 환자의 50%가 기존 PPI에도 재발하는 환자로 추정해, 보퀘즈나 최대 매출액은 30억달러(약 4조4013억원)로 전망한다.
다만 처방 가이드라인이 HK이노엔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P-CAB 신약의 실제 처방은 PPI 내성·불응 환자 한정으로, 현 시점에서 미국 P-CAB 시장 축소 우려는 과도하다"면서 "보퀘즈나 특허 단축(2032년 → 2030년) 우려는 사실이다. 제네릭 경쟁이 2년 빨라진다는 점은 고려가 필요하지만, 실제 HK이노엔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추가 기술료 수령 시점은 임상 결과 발표와는 무관하게 FDA 승인 이후로 예상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비미란성 임상 결과 발표에 따른 마일스톤은 없다"면서 "현 시점에서 다음 단계의 개발 마일스톤은 제품 허가 관련"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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