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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티빙·웨이브 합병 지연···성장동력 넷플릭스에 뺏겨

IT 인터넷·플랫폼

티빙·웨이브 합병 지연···성장동력 넷플릭스에 뺏겨

등록 2025.01.21 14:32

수정 2025.01.21 14:49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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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합병 속도전···前 티빙 CFO, 최근 웨이브 파견증권가 "SBS 아예 빠질 가능성도···합병 시너지↓"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히던 티빙·웨이브 연합군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복잡한 주주 간 이해관계로 합병 논의가 더디게 진행되는 사이 '네이버멤버십 번들링'(끼워팔기) 계약과 '공중파 콘텐츠'라는 핵심 성장동력을 넷플릭스에 빼앗긴 여파다.

증권가에서는 이대로라면 합병하더라도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들의 이탈마저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이 웨이브와의 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티빙 최대주주인 CJ ENM이 웨이브와의 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은 웨이브와 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에는 이양기 전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웨이브 CFO로 파견했다. 웨이브에 대한 티빙의 재무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회사 구조를 면밀히 살펴 합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논의가 길어질수록 부작용이 커지자 특단의 조처를 내린 것이다. 앞서 CJ ENM과 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2023년 12월 두 플랫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지만, 주요 주주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1년도 넘게 합병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은 10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을 확보한 '토종 OTT'의 출현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술꾼도시여자들, 유미의세포들, 환승연애 등 티빙의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와 웨이브의 지상파 3사(SBS·KBS·MBC) 방송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넷플릭스의 대항마로도 꼽혔다.

그러나 이런 CJ ENM 큰 그림에는 점차 균열이 생겼다. 웨이브 주요 주주인 SBS(지분율 19.8%)가 지난달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파트너십을 돌연 발표한 것이다. 이로써 넷플릭스 고객들은 웨이브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런닝맨·펜트하우스 등 SBS 인기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웨이브를 구독해야 할 이유 한 가지가 사라진 셈이다.

티빙은 양적 성장동력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번들링 계약을 넷플릭스에 내줬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구독료 4900원만 내면 쇼핑 적립금·무료배송 외에 OTT나 웹툰 구독권을 제공한다. 티빙은 2021년 3월부터 OTT 파트너로 이름을 올리며, 지난해 말 기준 구독자 수 725만명을 돌파하는 데 기여했다.

그런데 네이버가 돌연 티빙과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넷플릭스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 쿠팡과 이커머스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티빙보다 넷플릭스의 손을 잡는 게 더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 보니 두 플랫폼 합병 시너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쏟아진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내 "(CJ ENM이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여전히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업계 상황을 고려할 때 합병 효과가 당초 기대보다 약해질 수 있는 점은 아쉽다"고 우려했다.

지인해·김지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고 현재 지상파 중 가장 훌륭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SBS가 (티빙·웨이브 합병 시) 온전히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합병 후 플랫폼 경쟁력 확대 기대도 한풀 꺾였다"고 동의했다. 이어 "3월부터는 네이버와의 번들링(끼워팔기) 프로모션도 끝나 티빙의 연쇄적인 가입자 이탈 및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면서 "(CJ ENM) 주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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