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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트럼프發' 방산 호황 비껴간 삼성중공업의 믿는 구석

산업 중공업·방산

'트럼프發' 방산 호황 비껴간 삼성중공업의 믿는 구석

등록 2025.02.05 11:00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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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3' 중 유일한 방산 사업 부재···해양플랜트 주도권 기대작년 흑자 전망에도 수주 목표 달성 실패···새해 마수걸이 축포화석연료 중심 회귀→FLNG 재호황···사실상 독주 체제도 가능

삼성중공업은 새해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에 나섰다. 그래픽=홍연택 기자삼성중공업은 새해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에 나섰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조선업계 '양대산맥'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트럼프발(發) 해양 방산 호황의 꿈에 부푼 사이 또다른 '빅3'인 삼성중공업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경쟁사들이 '연 20조원 규모'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동안 핵심 사업인 해양플랜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4746억원' 흑자 전망 속에서도 수주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총 누적 수주액은 73억 달러로 연간 목표치였던 97억 달러의 75%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슈퍼사이클을 탄 호황기에도 불구하고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모잠비크 코랄 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2호기의 수주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모잠비크에 정치적 불안과 안보 문제 등이 겹친 탓이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은 올해 조선업계에 부는 트럼프발 방산 훈풍에 한발 빗겨서 있다. 발 빠르게 대응하는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과 달리 방산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삼성중공업의 상승 동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호황기 속 예상치 못한 계약 차질과 방산 사업 부재로 위축이 될 만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새해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3796억원 규모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의 자신감의 원천으로는 '해양플랜트'가 지목된다. 집안싸움을 벌이는 방산 대신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차별성과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무산됐던 모잠비스 계약건 마무리도 머지않아 올해 첫 FLNG 수주 달성도 가시권에 있다.

최근 조선업계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MRO 사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역시 만만치 않은 수혜 사업으로 손꼽힌다.

과거 2010년대 국내 조선업계가 경쟁적으로 원유 시추용 해양플랜트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유가가 폭락하면서 큰 경영 위기를 겪은 이후 해양플랜트 사업은 '미운오리'로 전락한 바 있다.

하지만 화석연료 중심 정책으로 회귀하는 트럼프 정부 하에 해양플랜트 사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FLNG' 명가로 불리는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를 맞은 것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에서 발주된 FLNG 7기 중 5기를 수주하면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FLNG는 1척당 가격이 2~3조원 수준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힌다. 한 번 수주하면 매출액·수익성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조선사의 주력 상품인 LNG운반선의 신조가 4000억원과 비교해도 수익성이 높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중국 유일의 FLNG 조선소인 위슨(WISON)을 러시아 관련 제재 대상에 등재하면서 사실상 경쟁자가 사라진 셈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LNG 수요증가에 힘입어 FLNG 신규 물량도 시장에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 위슨이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신조 FLNG 건조기업은 삼성중공업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도 "순연된 모잠비크 계약과 미국·캐나다 중 FLNG 1기 수주를 통해 올해 최소 2기의 FLNG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FLNG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중공업의 차별성은 올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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