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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무죄' 후 신사업 확장 드라이브···이재용, '뉴 삼성' 속도전

산업 재계

'무죄' 후 신사업 확장 드라이브···이재용, '뉴 삼성' 속도전

등록 2025.02.11 13:54

수정 2025.02.11 16:3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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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해 신사업 강화하고 오픈AI·소프트뱅크와 AI 칩 협력 방안 모색사법리스크 해소에 그룹 체질 개선 가속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삼성그룹이 올 들어 체질 개선에 착수하면서 시선이 모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하는 등 움직임이 속속 감지되면서다. 그룹 총수가 제시한 '뉴 삼성'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는 양상인데, 이 회장의 2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대전환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주요 영역을 아우르는 사업구조의 재편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로봇 전문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함께 신사업 전열을 가다듬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868억원을 들여 해당 기업의 지분 14.71%를 사들이면서 그 숫자를 59.94%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도 확보했는데, 최근 이를 행사함으로써 최대주주(지분율 35%)에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첫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Lab)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이들을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미래로봇 개발의 기반을 한층 공고히 했다. 향후 삼성의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노하우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더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미 AI 반려로봇 '볼리'와 웨어러블 로봇 '봇핏'의 가정용 버전이 상반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도 꾸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립 멤버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이끄는 이 조직은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로봇의 원천 기술을 확보해 내재화하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제조·물류 등 업무에 투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 재정비는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대내외에 공유했다는 데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영업이익 32조원이란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도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부진에 조직이 술렁였고, 그 여파에 한 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청산가치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어서다. 그런 만큼 삼성으로서는 반도체를 넘어설 가치를 제시함으로써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이와 함께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승선 여부에도 촌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4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 방한 당시 이재용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함께 그를 서초사옥에 초정해 '3자 회동'을 가진 바 있어서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삼성 안팎에선 세 거물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게이트는 미국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5000억 달러(약 720조원) 규모의 사업인데, 이를 본궤도로 올려놓으려면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가능한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필수적이어서다. 나아가 올트먼 CEO가 자체 반도체 칩을 확보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계획을 갖추겠다고 누차 선언한 만큼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가 주목하는 것은 삼성의 이 같은 행보가 이재용 회장 선고 공판을 전후해 이뤄졌다는 부분이다. 사법리스크를 뒤로하고 경영복귀를 준비하는 총수의 경영철학에 발맞춰 그룹이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비쳐서다. 이 회장은 '회계부정·부당합병' 의혹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의 대법원 상고로 당장 이사회에 복귀하긴 어려워졌지만, 1·2심에서 모두 똑같은 판결을 받아든 만큼 이 회장으로서는 부담을 덜어낸 셈이 됐다.

이 회장 변호인단은 무죄 판결 직후 "(무죄) 판단을 내려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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