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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중견 제약사 신약개발 '와신상담'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중견 제약사 신약개발 '와신상담'

등록 2025.02.12 14:44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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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부광약품, 영업익 흑자전환영진약품·유유제약, 순이익 긍정적연구개발비 축소세···자회사·오픈이노베이션 활용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지난해 주요 중견 제약사들이 수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체질 개선의 성과를 입증했다. 각 사는 비용 절감과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지만, 연구개발(R&D) 투자 축소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일동제약과 부광약품은 각각 4년, 3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뤘다. 영진약품과 유유제약도 순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했거나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는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매출 성장, 사업 구조 조정, 연구개발 전략 재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R&D 투자 축소는 장기적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동제약, 부광약품, 영진약품, 유유제약 모두 지난해 연구개발비 비중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비용 효율화와 연구개발 성과 극대화를 병행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일동제약·부광약품 흑전···개발비 반토막


일동제약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잠정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4억3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2020년 66억33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이다. 회사는 이후 ▲2021년 555억3500만원 ▲2022년 734억8100만원 ▲2023년 539억4400만원으로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매출은 6149억4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104억3700만원으로 전년(809억6100만원) 대비 적자폭이 축소됐다.

일동제약의 실적 개선은 일반의약품 부문 매출이 늘고 연구개발 부문을 물적분할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력 제품인 종합비타민 '아로나민' 시리즈 매출은 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폴리덴트', '테라플루' 등 GSK와 코프로모션(공동 영업)을 진행 중인 9종의 매출도 전년 563억원에서 지난해 664억원으로 18% 증가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3327억원으로 전년 333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구개발 부문 분할도 실적개선에 주효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2023년 체질개선에 돌입하며 연구개발 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했다. 출범 후 기술이전 성과도 냈다. 유노비아는 지난해 5월 대원제약과 신약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P-CAB 계열 소화성 궤양 치료제 후보물질 'ID120040002'에 대한 계약이다.

해당 계약은 대원제약이 ID120040002 임상개발을 수행하고 해당 물질에 대한 허가 추진과 제조·판매 등을 포함한 국내 사업화 권리 일체를 보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노비아는 대원제약에서 일정 액수의 계약금과 함께 상업화 시 로열티 등을 받게 되며, 향후 ID120040002 허가 취득에 필요한 정보 등을 제공받아 동일 성분의 이종 상표 의약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유노비아 입장에서는 신약 개발 비용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일동제약은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효율화와 조직 재정비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연구개발 성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노비아 외에도 아이리드 비엠에스, 아이디언스 등 그룹 내 R&D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일동제약의 연결 기준 작년 R&D 투자금액은 463억원으로 전년(950억원) 대비 51.3% 줄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ID120040002는 오는 2분기 임상 2상 첫 환자 투약이 목표"라며 "파킨슨치료제 후보물질 'ID119040338'은 비임상 단계로 원료·완제 공정 연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00억원으로 전년(1259억원) 대비 27.1%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26억8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줄었다.

부광약품은 지난 2022년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375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한 바 있다. 2023년 어닝쇼크를 기록한 이후 기존 제품 영업에 집중하며 R&D 비용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신규 제품 도입도 힘을 보탰다.

주요 제품군인 당뇨병 다발성신경염 치료제 '덱시드'와 '치옥타시드'의 2024년 매출 성장률은 181%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견인했다.

지난해 대표이사 직속 CNS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항정신병 신약 '라투다'를 시장에 투입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라투다는 서울대병원 등 34개 이상 종합병원에서 처방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매출 실현을 통해 CNS 전략 제품군은 전년 대비 42% 성장했다. 사업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아 아직 작년 CNS 매출 비중은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주요 파이프라인이었던 'JM-010'의 유럽 임상 2b상이 1차 지표 획득에 실패하자 연구개발 전략 재편에 나섰다. 한국 지사를 폐쇄하고 본사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부광약품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2023년 27.4%에서 지난해 14.6%로 줄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콘테라파마는 R&D 혁신과 투자 유치 강화를 위해 새 이사진을 영입했으며 파킨슨 아침무동증 치료제 'CP-012'는 현재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라며 "CP-012와 카나반병 치료제인 CP-102 등 수익성 있는 주요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R&D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R&D 전략 방향성은 자체 연구 개발 역량 강화와 함께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다양한 형태의 개발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진약품·유유제약 순이익 흑전·흑전 유력


영진약품은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2520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179.8%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2억원으로 5년 만에 흑자전환 했다.

영진약품은 2020년 순손실 1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16억원 ▲2022년 220억원 ▲2023년 39억원으로 연속 4년 순손실을 기록하며 부분 자본잠식 상태까지 몰렸다. 지난해 순이익을 내며 코로나19 기간 수출이 감소한 타격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T&G가 최대주주로 있는 영진약품은 항생제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중견 제약사로, 지난 2022년 이기수 영진약품 대표이사 선임 후 경영효율화와 수출 확대에 주력했다.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영진약품은 2024년 3분기까지 해외 누적 매출이 222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40.8% 늘었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12월 증축을 완료한 남양공장 항생주사제동에 대해 올해 하반기 중 GMP 최종 승인을 받고 항생제 매출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신규 품목 개발과 R&D 투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91% 수준으로 전년 6.08% 대비 줄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독자 개발에서는 특화된 신약과 개량신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혁신신약 R&D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바스젠바이오와 두 차례에 걸쳐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미토콘드리아 이상 질환 치료 후보물질 'KL1333'을 포함하는 이미다졸 유도체 적응증 확장·만성질환 계열 복합신약 개발과 항암 혁신신약 신규 발굴 등이다.

이외에 유유제약은 아직 지난해 실적 공시를 내지 않았으나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에 따르면 연간 순이익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유유제약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01억8100만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 1만485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8억94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유유제약은 실적 악화로 중단했던 현금배당도 다시 진행한다고 밝히는 등 실적개선에 자신감을 보이는 분위기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면 2021년 순손실 전환 이후 4년 만의 흑자 전환이다.

다만 안구건조증 파이프라인 'YP-P10' 임상 실패 후 줄어든 연구개발 투자는 숙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 대비 연구비 비율은 3.1% 수준으로 2023년 8%에 비해 반 이상 줄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R&D 방향성은 향후 시간과 비용 효과적인 최초 품목(신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쪽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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