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럽 방위비 증액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대 최대 실적 목표폴란드 법인 설립으로 유럽 내 입지 강화
트럼프 한마디에 유럽 '역대급' 방위비 확대 기조
최근 국내 방산업계는 미국우선주의 기조에다 유럽 등의 자체 국방력 강화 필요성 등이 맞물리며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특히 지난달 2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나면서 K-방산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제공을 전면 중단하자 유럽 내에서 자국 안보에 대한 자강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독자적인 안보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유로(약 1229조원)의 방위비 증액을 발표했다. K-방산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또 한 번 넓힐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주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예상보다 이스라엘 지원, 가자지구 점령 발언, 파나마 운하 대립각, 중국과 푸틴에 대한 압박 등 트럼프의 존재 자체가 지정학적 위험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사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국내 '시가총액 10위'자리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3월만 하더라도 20만원대였던 주가는 70만원까지 돌파했다.
최근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국내 최대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럽 시장 진출과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가늠케 한다.
유럽 내 무기 생산을 늘려 제조·기술 의존도를 줄이려는 EU의 움직임과 맞물려 현지 생산기지 구축과 기술이전을 포함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맞춤형 수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3년 폴란드에 사상 첫 유럽 현지 법인을 세우고 적극적인 현지 공략에 나섰다.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한 만큼 추후 즉각적인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속도 내는 유럽 공략···루마니아·노르웨이 '러브콜'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부문 매출 20% 성장 등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유럽 내 군비 증강 기조에 따라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향 수출에 노출돼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 등은 방산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발트 3국' 등 동유럽에서 한국의 다연장로켓 천무와 K9 자주포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루마니아가 추진하는 4조3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10조원 규모의 폴란드 K9 자주포 실행계약도 앞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내달 폴란드에서 'K9 유저클럽'을 열 예정이다. K9 자주포 운용국은 총 10개국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 중에서는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튀르키예, 핀란드, 루마니아 등 6개국이 있다. 사용국이 아닌 나라도 '참관인'으로 참여할 수 있어 추가적인 무기 수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수출 유망주인 '천무'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천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으로 2022년 288대 규모의 폴란드 수출이 성사된 바 있다. 현재 북유럽 내 노르웨이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유럽 내에선 에스토니아와의 본격적인 논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다양한 지역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관심을 표하며 신규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무기를 거래한 국가들이 다른 무기 체계에도 관심을 가지며 수주 확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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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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