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B, 금융채권 분류에 신영증권 등 의견제출 준비1조2000억원 물린 메리츠금융3사, 담보권 실행 부담 MBK 경영 능력 도마위···김병주 회장 사재출현 요구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와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20여명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MBK 사무실 앞에서 홈플러스 죽이는 자산매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12일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ABSTB를 금융채권으로 분류한 상태다. ABSTB가 상거래채권으로 분류되면 홈플러스의 상환 책임이 존재하나 금융채권으로 분류되면 법원의 채무 조정을 받게 된다.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것이다.
현재 금융채권으로 분류돼있는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법원이 몫이다. ABSTB 관련 주관사 역할을 했던 신영증권은 해당 거래가 상거래채권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다른 증권사들과 의견을 취합해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해당 건 관련 신영증권을 비롯해 증권사와 운용사, 은행, 카드사 등 약 20여개사가 발행사, 주관사 등으로 얽혀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추정하는 금융채무로 구분된 ABSTB 금액은 3500억원이다. 상거래·기타채무로 분류된 매입채무는 5428억원, 기타지급채무는 8754억원, 기타는 2765억원이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논란도 제기된다. 해당 상품의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날 열린 집회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A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A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A3'였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추천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투자에 앞서 표준투자권유준칙 등도 작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개별 다툼은 존재할 것"이라며 "이 경우 증권사 입장에선 비용이 발생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분쟁이 여지가 남아있는 점도 금융회사에는 부담이다. 홈플러스는 지난2월25일까지 신영증권을 통해 820억원의 ABSTB를 발행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3일 뒤인 2월28일 홈플러스이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예상했음에도 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을 제기, 홈플러스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을 빌려준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금융 3사도 난감한 상황이다.
메리츠금융 3사는 홈플러스와 지난해 5월 재융자(리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했다. 홈플러스는 부동산 신탁회사와 맺은 신탁계약의 수익증권을 담보로 제공했다. 부동산 부지 뿐 아니라 점포 등도 포함돼 있다. 만기 조건은 3년이다.
B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자금 회수엔 문제가 없겠지만 메리츠금융이 담보권을 실행할 경우 홈플러스 영업이 중단될 우려가 존재한다"며 "근로 문제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담보권 실행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책임론이 제기된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 질의에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C금융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이렇게 엉망이 될 때까지 경영진들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김 회장이 사재 출연을 통해서라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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