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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8조원' KDDX 심의 임박···"수의계약이냐, 경쟁입찰이냐" 막판 변수

산업 중공업·방산

'8조원' KDDX 심의 임박···"수의계약이냐, 경쟁입찰이냐" 막판 변수

등록 2025.03.17 12:40

수정 2025.03.17 14:47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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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17일 사업방식 논의···내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윤곽1단계 한화오션→2단계 HD현대중공업···3단계 상세설계 '신경전'한화오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조사중'···판세 뒤집을 변수 될까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D현대 정기선 vs 한화 김동관' 자존심을 건 재계 절친 맞대결의 윤곽이 곧 드러난다. 8조원 규모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고소·고발전을 벌여온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갈등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양사가 '방산 수출 원팀'으로 화해모드를 형성하는 상황에서 방위사업청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이날 오후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사업 방식을 심의한다. 최종 결정은 내달 예정된 국방부 장관 주재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KDDX는 2030년까지 6000톤(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7조8000억원 규모'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앞서 지난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방산업체로 복수 지정되면서 '2파전'이 확정됐다. 이날 사업분과위원회에서는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개발·동시 건조 등 3개 방식 중 하나의 방안을 결정하게 된다.

국내 해양 방산 양대 산맥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사업권을 두고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1번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어지는 군함 건조 과정에서 KDDX 개념설계는 201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통상적으로는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건조까지 맡는 게 관행이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 측의 군사기밀을 불법 탈취했다는 의혹이 '유죄'로 결론이 난 이후 양사의 갈등에 불이 붙었다.

2023년 해당 직원들이 유죄확정 판결을 받았는데 방사청은 "임원개입의 객관적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2월 HD현대중공업의 KDDX사업 입찰제한을 면제했다. 이후 양측은 고소·고발전을 이어가면서 사업자 선정이 당초 계획보다 8개월이나 지연됐다.

최근 들어 양사가 함정 수출사업 원팀을 구성하면서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KDDX 상세설계인 3단계 사업자 선정을 두고서는 입장차가 여전히 첨예하다.

한화오션은 경쟁 입찰을,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발 물러선 한화오션이 공동설계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으나 HD현대중공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수의계약을 고수하고 있다.

이제 공은 방사청으로 넘어갔다.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과연 방사청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방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HD현대중공업을 단독 사업자로 선정하고,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에 일부 일감을 외주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전력화 지연과 효율성 저하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 원칙을 고수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막판 변수도 존재한다. 최근 한화오션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의혹이 '문제없음'으로 결론 내려지면 대세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방사청은 한화오션이 1단계 설계자료를 최근까지 보관·활용한 것에 대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라고 신고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비슷한 결격 사유가 있다는 점을 부각되면서 사실상 기존 원칙대로 HD현대중공업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한화오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 등을 모두 반려하면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향방을 알 수 없는 법적리스크 속에서 방사청의 선택이 더욱 어려워진 모양새다.

다만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반려가 한화오션의 무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방사청 역시 "계속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방사청은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보고서의 무단보유와 무단 활용 사실을 확인해 국군방첩사령부에 조사를 요청해 진행중"이라며 "'문제없음'으로 결론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이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한쪽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원칙이냐,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냐 그 사이에서 방사청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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