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는 정부가 2030년까지 6000톤(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산 기술로 건조하기 위해 2018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7조8000억원으로 해군은 이를 포함한 총 18척의 구축함으로 이뤄진 기동함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군함 건조는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1번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앞서 KDDX 개념설계는 201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건조까지 맡는 게 관행이었다. 그러나 양사는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자격 논란' 관련 소송전을 벌이는 등 맞부딪힌 바 있다.
2019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 체결 후 대우조선해양 함정 관련 자료를 몰래 유출한 사건이 벌어졌고,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한화오션은 "이 사건이 없었다면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개념설계를 맡았던 우리도 상세설계 입찰 자격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양사가 지난해 11월 상호 고발을 취하하며 양사 간 법적 분쟁으로 지연되던 KDDX 사업 추진 절차도 다시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양사가 모두 KDDX 사업을 위한 방산업체에 지정됐지만 잡음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화오션은 공동 개발이 필요하다고,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건조까지 하는 관행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외 함정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호중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한국형 구축함 사업은 지난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여전히 미착수 상태"라며 "조속히 사업이 진행돼야 국내외 함정사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건조가 가능한 두 개 업체가 분할 건조하는 등 공동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사업의 역사를 거론하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함정 건조는 적자 수주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구개발 투자가 어려웠다"며 "이런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해 기본설계하는 업체가 일관성 있게 선도함을 건조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진호 전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은 "'협약'이라는 제도가 있어 계약과 협약이 동시에 하나의 계약으로 성립될 수 있다. 즉,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우도 KDDX 문제와 관련해 두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본질이 상세설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하는 방식은 과학기술통신법에 있는 '공동 투자' 형태로 조정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공동으로 투자를 하게 도면 상세설계에 대한 소유권과 실시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며"공동 투자를 하며 소유권과 실시권을 보유할 시 후속함 사업에 반영해야 할 설계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가 두 회사 모두 방산업체로 지정하며 향후 방위사업청이 양사 가운데 상세설계와 1번함 사업을 누가 수행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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