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 계열사 인원 감축으로 효율 강화화학과 쇼핑, 잇단 위기 속 '슬림화'그룹 위기설 영향 분석...롯데 "13% 가량 축소"
18일 금융감독원 다트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미등기 임원은 총 38명 감소했다.
현재 공시를 발표한 롯데그룹 계열사 상장사 중 미등기임원이 크게 감소한 곳은 롯데케미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3년 95명에 달했던 미등기임원 수가 78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산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2021년 1조53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떠올랐지만, 2022년 영업손실 7626억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는 영업손실 894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커졌다.
롯데 식품·유통 계열회사들도 대거 임원 의자를 뺐다. 롯데웰푸드는 52명에서 44명으로 임원석 8자리를 뺐고 롯데쇼핑은 81명에서 75명으로 6자리를 줄였다. 롯데칠성도 32명에서 26명으로, 롯데하이마트도 11명에서 10명으로 임원수를 감축했다.
이외에 롯데정밀화학은 15명에서 14명으로 롯데렌탈은 16명에서 15명으로 각각 1자리씩 줄였다.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롯데 계열사 중 미등기임원 수가 늘어난 곳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유일하다.
임원 수는 이보다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그룹 내 상장사들도 있는 데다 비상장사인 롯데건설 등 비상장 계열사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임원 감축은 계속 제기된 '그룹 위기설' 탓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이미 각 계열사에 임원 규모 축소 가이드라인 지침을 내린 바 있다. 각 계열사별로 임원 약 10~35% 감축을 예고했다.
롯데그룹은 이처럼 조직을 슬림화 시키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섰다. 다만 올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 살아남은 임원들의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룹 주축인 케미칼과 쇼핑 부문이 모두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내수 경기 위축이 지속되면서 카드, 호텔, 식품군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건설부문도 부동산침체에 타격을 입고 있고 이외 계열사들은 실적이 그룹 내에서 주목할 만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 슬림화를 하고 임원인사 때 규모를 줄인다고 밝힌 바 있다"며 "계열사별로 편차가 있겠지만 밝힌 바와 같이 13% 정도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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