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30일 일요일

  • 서울 -1℃

  • 인천 1℃

  • 백령 1℃

  • 춘천 -1℃

  • 강릉 -1℃

  • 청주 2℃

  • 수원 1℃

  • 안동 1℃

  • 울릉도 3℃

  • 독도 3℃

  • 대전 1℃

  • 전주 2℃

  • 광주 2℃

  • 목포 3℃

  • 여수 3℃

  • 대구 3℃

  • 울산 3℃

  • 창원 4℃

  • 부산 4℃

  • 제주 4℃

산업 美 시장 뚫은 현대제철...기대와 우려 사이

산업 중공업·방산

美 시장 뚫은 현대제철...기대와 우려 사이

등록 2025.03.26 14:51

수정 2025.03.26 15:39

황예인

  기자

공유

현대제철, 美에 연간 270만톤 일관 제철소 건설美 관세 정책 대응 전략···가격 경쟁력 확보 기대'4조원' 실탄 확보 과제···노사 갈등 해결도 시급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 제철소 건설을 추진함에 따라 트럼프 관세 효과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8조원'의 승부수로 관세 대응은 물론 글로벌 시장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다만 투자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 조달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노사 갈등 등이 변수로 떠오르며 향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대해 오는 2028년까지 210달러(약 30조8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철강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제철이 58달러(약 8조5127억원)를 투자해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톤(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짓는다.

이번에 건설하는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一貫) 제철소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기업들의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또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의 미국 시장 진출은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에 대응하고 이와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단 미국 내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미국의 친환경 정책에 대응하며 전기차·철강 수요 증가에 유리한 입지 확보할 전망이다.

미국 내 철강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미국 철강 수요는 5090만톤(t)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는데, 시장에서는 올해 건설·자동차 산업의 성장과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미국 철강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수입 규제로 미국의 조강 생산량도 한층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막대한 자본 조달이다. 현대제철은 자기자본 50%, 외부 차입(타인자본) 50%로 돈을 끌어모을 계획인데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3년간 총 4조원 이상의 금액을 집행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제철의 부채 비율은 약 80%로 비교적 안정적이나 현금 보유 측면에서는 다소 빠듯하다. 현대제철의 현금·현금성자산은 1조2956억원,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는 4조원 금액에 한참 못 미친다. 작년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0.69%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현금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노사 갈등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현대제철과 노조는 성과급 등의 이견차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 이번 사측의 미국 투자 결정으로 일부 노조 측에서는 향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단행되거나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일각의 전문가는 현대제철의 미국 투자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금리가 저렴하지 않은 데다가 자금조달, 인건비 등으로 인해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겠지만, 회사가 그 부분을 상쇄할 정도로 미국의 관세 압박이 강하게 나와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당장 미국 시장에 전방위적으로 철강 생산을 하겠다는 것보다 현대차·기아 등에 우선적으로 판매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고, 향후 현지 판매 방식으로 활로를 확장하며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