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4월 경제상황 평가' 발표···국내 성장 우려↑1분기 성장세 예상보다 약화···내수·수출 하방압력 증대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4월 경제상황 평가에 따르면 국내 경제는 1분기 중 경제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대형산불, 일부 건설현장의 공사 차질, 고성능 반도체 수요 이연 등 일시적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됐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1분기 성장률을 기존 0.5%에서 0.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2월 전망 이후에도 부정적인 충격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1분기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악화됐다.
최영우 한국은행 과장은 "1분기 성장률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부진에 미국 관세조치까지 가세한 점을 감안할 때 2월 전망 당시에 비해 국내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상당폭 확대됐다"라고 진단했다.
2분기 이후 성장 흐름은 정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금리인하의 효과도 나타나며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되겠으나 4월 이후 미국 관세정책이 예상보다 강도 높고 광범위하게 추진됨에 따라 국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미 수출은 관세인상에 따른 미국 내 수입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둔화돼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미·중 상호 간의 보복관세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서 우리의 대중 중간재 수출도 축소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2대 교역국이다.
향후 성장경로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무역협상의 전개양상, 추경의 규모와 시점, 경제심리 회복 속도 등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주요 예측기관들도 최근 여건 변화를 반영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주요 40여개 IB 등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치 중위값은 1.4%, 하위 25% 값은 1.1%로 기존 전망 서베이 대비 하향 조정됐으며 전망 분포도 넓어진 모습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 근방에서 등락하고 있어 2월 전망인 1.9%에 대체로 부합할 전망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1% 후반에서 안정된 흐름을 지속됐다.
향후 흐름은 2분기 중 2% 근방에서 등락하다 하반기부터 경기둔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이 커지며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하반기 중 1%대 중후반 수준까지 둔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국내외 경기 흐름, 환율 및 국제유가 움직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 또한 지난 전망인 750억 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 1분기 경상수지는 상품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했으나 수입이 원자재를 중심으로 더 크게 감소하에 따라 당초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미국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수지는 통상마찰에 따른 상품교역 감소로 운송수지 흑자가 줄어들면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과장은 "올해 국내 성장률이 얼마가 되느냐 하는 것은 글로벌 무역협상 진전 추이, 추경의 규모와 시기, 이 과정에서 경제심리의 회복 속도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기에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면서 "미국 상호관세가 당분간 유예되고 향후 미국과 여타 국가 간의 협상이 분격 진행될 텐데 그 결과에 따라 우리 성장률 전망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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