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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천억 투자에도 불안한 MLCC···삼성전기 승부수 통할까

산업 전기·전자

1천억 투자에도 불안한 MLCC···삼성전기 승부수 통할까

등록 2025.05.28 07:58

수정 2025.05.28 09:02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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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설비투자 중 컴포넌트 부문에 62.8% 사용R&D는 126억원으로 전체 금액 중 8.3%에 그쳐"연구개발 비중 낮으면 장기 경쟁력 뒤처질 수도"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제공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가 올해 1분기 컴포넌트 부문에 약 960억원을 집행하며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투자 중 연구개발(R&D) 비용은 약 8% 수준에 그치면서 중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설비투자에 총 1524억원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컴포넌트 부문에는 전체 설비 투자 금액의 62.8%를 차지하는 957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패키지솔루션에는 365억원을, 광학솔루션에는 75억원을 각각 집행했다.

삼성전기의 설비 투자가 컴포넌트 부문에 집중된 이유는 이 부문이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기의 전체 매출은 2조7386억원으로, 이 중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1조2162억원(44.4%)을 기록했다. 패키지솔루션은 4994억원(18.2%), 광학솔루션은 1조230억원(37.4%)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기는 1분기 실적에 대해 "전략거래선 스마트폰 출시로 인해 IT용 MLCC와 인공지능(AI) 서버,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산업용 및 전장용 MLCC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공급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컴포넌트 부문에서 생산되는 MLCC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각종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부품이다. 따라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전장화가 가속화되는 자동차 산업과 고성능화가 진행 중인 5G 통신 장비 등에서도 추가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서는 고온·고압 환경을 견디는 고신뢰성 MLC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MLCC 시장은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와 미국의 수입 규제 및 관세 부과 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추세다. 여기에 1분기 MLCC 단가도 전년 동기 대비 0.5% 하락하는 등 가격 하락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확보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가 설비 확대에 나선 것은 중장기 수요 증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기차와 AI 서버 등 차세대 전자기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이들 분야에서도 MLCC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회사 역시 AI 서버용 고온·고압 네트워크용 초고용량 MLCC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전장용 MLCC는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도 초소형, 초고용량 MLCC를 앞세워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600층까지 적층한 고용량 MLCC를 생산하는 기술력을 보유했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자율주행을 위한 초소형 고전압 MLCC를 개발하고, 고성능 전장용 시장 공략에도 나선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설비 투자가 기술력 확보보다는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1분기 전체 설비 투자 금액 중 연구개발에 사용된 금액은 126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전체 금액의 약 8.3% 수준이다.

즉, 단기적인 생산능력 확대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기술 고도화와 제품 차별화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MLCC 시장 특성상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초소형·고신뢰성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선제적인 기술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데, 연구개발 비중이 낮다면 장기 경쟁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며 "설비 확대만으로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피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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