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기간 SKT 이탈 고객 50만명↑단통법 폐지되는 3Q부터 경쟁 격화할 듯현금자산 가장 많아, 지원금 전쟁 시 유리
특히 하반기에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폐지로 지원금 상한이 사라지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라는 대목도 있어 지원금 경쟁을 통한 고객 유치에 나서기에는 적기라는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부터 이동통신(MNO) 신규영업을 재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유심(USIM) 정보가 해킹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불안에 떠는 고객들을 위해 유심을 무상 교체하기로 결정하자, 이를 빠르게 교체하려는 고객 수요가 컸다. 그러나 확보된 유심 재고가 많지 않아 교체 작업이 지체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5일부터 (유심을 지급해야 하는) 신규영업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내렸다.
SK텔레콤의 신규 고객 유치가 제한되자, KT와 LG유플러스는 물밑에서 불법지원금을 쏟으며 SK텔레콤 고객을 유치하는 데 집중했다.
이런 전략은 적중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해킹 사실이 알려진 뒤 KT로 이동한 SK텔레콤 가입자는 지난 12일 기준 30만1528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도 24만6585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54만8113명에 달하는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긴 것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이 기간 이탈한 가입자를 되찾기 위한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SK텔레콤은 곳간에 쌓아둔 현금자산이 많다. 1분기 기준 SK텔레콤은 1조3395억원의 현금자산을 보유해, LG유플러스(59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KT는 1조1506억원의 현금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금융·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군과 공유하고 있어 온전히 통신 지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은 많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단통법이 폐지되는 3분기(7~9월)에는 지원금 상한이 폐지돼 대대적인 마케팅에 따른 '사법리스크'도 사라진다. 단통법이 효력을 발휘하는 올해 상반기에는 각 회사 대리점이 공시지원금의 15%까지만 더 지급할 수 있었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라는 대목이 있다. 이 기간 SK텔레콤은 대대적인 고객 몰이에 나설 전망이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7월과 9월에는 주요 단말기 출시가 예고돼 있어 예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마케팅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단통법 폐지 이후에는 (경쟁사 지원금 규모에 대한) 시장 양상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의 지원금 규모도) 시장 경쟁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통신사가 신규고객을 모집하지 못하는 사례를 분석해보니 영업 재개 시점에 마케팅 예산을 공격적으로 증액해 가입자 기반을 회복하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면서 "SK텔레콤도 점유율 회복을 위해 일시적으로 마케팅 집행 강도를 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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