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스트라이프, 차세대 결제 생태계 선점 경쟁테더, 서클도 자체 생태계 구축에 나서며 과열국내 생태계, 규제 공백에 글로벌 흐름에서 소외
현재 웹3 기반 카드결제 서비스와 정산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정산 기업 스트라이프는 자체 결제용 메인넷인 '템포(Tempo)'를 출시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글로벌 결제망 구축 단계에 진입했다. 올 초에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전문 스타트업인 브릿지를 인수하는 행보를 보였다.
스트라이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자회사 브릿지를 통해 연방 은행 인가 신청에 나서고 스테이블코인 구독 결제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구독과 계좌 서비스를 통해 진출 국가를 50개국에서 100개로 늘렸다.
구글 참전에...테더도 적극 행보
기존 결제 인프라의 양대 산맥인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이미 자사 결제망에 스테이블코인을 탑재한 상태다. 비자는 2021년부터 코인 결제 정산을 시작했으며 자체 토큰화 플랫폼 VTAP 구축에 나섰다. 마스터카드는 2022년부터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결제 전용 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구글은 최근 'GCUL(구글 클라우드 유니버설 레저)' 출시를 통해 B2B(기업 간 거래)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을 중심으로 기업용 블록체인 결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국제 거래를 지원할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스테이블코인 사업자들이 내다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템포 ▲GCUL ▲VTAP 등 강력한 플랫폼의 등장에 따라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씨티 ▲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마존 ▲월마트 등 상거래 대기업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선 상태다.
테더는 경쟁이 과열되는 국면에서 더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직접 자체 메인넷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결제 전용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스테이블(Stable)'과 '플라즈마(Plasma)'다. 플라즈마 네트워크는 초당 수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고속 결제 인프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테더의 USDT를 기본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업인 테더는 간접적으로 투자를 통해 자신들의 메인넷을 구축하면서 해당 네트워크에서 자체 토큰을 발행할 수 있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플라즈마는 최근 바이낸스 상장 이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업은 코인베이스···규제화가 한 몫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발을 맞추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선제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을 설립하고 USDC를 안착시켰는데, 한발 더 나아가 서클을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IPO)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또 테더의 스테이블, 플라즈마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아크(Arc)'를 도입했다. 결제 전용 메인넷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등과는 달리 송금 수수료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지불할 수 있는 데다 처리 시간, 비용에서도 압도적인 성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테더와 서클 외에도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기반에는 커스터디(자산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사실상 디지털 은행 역할을 하며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앵커리지디지털이다. 앵커리지디지털은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연방 은행 인가를 받은 최초의 가상자산 전문 은행이다. 이를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USDe를 발행하는 에테나랩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관급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앵커리지디지털이 OCC 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니어스법 등 미국의 선제적인 규제 프레임워크가 한몫했다.
규제 공백 韓···"관망하다 빼았긴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웹3 결제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는 동안, 국내 생태계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국내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물론, 이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 자체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해외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서비스조차 규제 리스크 때문에 시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업계는 11월 중 금융위원회가 발표할 예정인 '가상자산 기본법 2단계 시행안'을 주시하고 있다. 이 시행안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는 "넷플릭스가 나오고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HBO맥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치고 나가야 한다. 은행권에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같이 핀테크, 유통기업 등 민간 영역에서도 발행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진솔 포필러스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핀테크 기업들도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전용 메인넷을 구축하고 있는데 향후 어디가 패러다임을 잡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기업은 소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본격화하기까지는 시일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onebel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