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범 삼일제약 회장, 주식 '줍줍'...경영권 방어 안간힘

연속 매수로 지분율 8% 이상 회복

경영권 불안감 속 오너 일가 동참

지속되는 적자, 실적 반등 여부 주목

삼일제약 오너 3세 허승범 회장이 최근 연이어 장내에서 회사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올 들어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자 개인 지분 확대를 통한 경영권 방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허승범 회장은 이번 장내 매수를 통해 회사 주식 1만600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의 보유 주식은 기존 176만8801주에서 177만9401주로 늘어난다. 올해 2월, 3월, 4월에도 각각 4만184주, 1만1212주, 1만8089주를 매수했고 지난해와 2023년에도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허 회장의 동생 허준범 삼일제약 사장 역시 매수세에 합류한 상태다.

허 회장이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섰던 초기에는 개인 지분율이 11%를 상회했으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지분이 희석되며 7%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반복적 주식 매입을 통해 8.15%까지 끌어올린 상태지만 시가총액 2002억원 규모의 기업에서 한 자릿수 지분율만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기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우호지분과 자사주를 합쳐도 28.12%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주가가 비교적 하락한 상태에서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일제약의 주가는 올해 개장일 첫날 종가 1만3900원을 기록했으나, 이날 종가 기준 9270원으로 하락한 상태다.

주가하락은 실적 탓이다. 삼일제약은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성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23년 영업이익 65억원에서 2024년 1억원으로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은 –5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4억원, 2분기 –31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당기순손실만 156억원에 달한다. 베트남 등 해외법인 투자와 설비 확대가 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적자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영권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허 회장 일가가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책임경영 의사를 내비침과 동시에 시장에 실적 성장의 자신감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삼일제약은 현재 미래 핵심 사업부문인 베트남 점안제 CMO 공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대만 포모사와의 점안제 CMO 계약 체결 등으로 2026년부터 본격적인 퀘도에 올라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지원 홍국증권 연구원은 "삼일제약의 미래 성장 동력인 CMO 사업과 더불어 본업의 탑라인 성장세 또한 견조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신제품 확대를 통한 신규 매출 창출이 기대된다. 핵심 사업부문 안과의 탑라인 역시 향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하며 삼일제약의 2025~2026년 매출액을 2586억~2986억원으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