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30년 한미맨'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국내 최초 흑색종 지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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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한미맨'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국내 최초 흑색종 지배 나선다

등록 2026.01.09 15:57

현정인

  기자

악성 피부암 치료제 벨바라페닙 국내 임상 2상 IND 승인기술이전한 제넨텍 글로벌 임상 중단에도 자체 개발 속도"벨바라페닙 조기 상용화 추진 및 적응증 확대 병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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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대표 체제의 한미약품이 국내 최초 흑색종 신약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난치성 피부암인 흑색종을 겨냥한 신약을 국내에서 직접 개발하며 신약 개발 핵심 축 중 하나인 항암 부문을 다시 한 번 전면에 내세웠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악성 피부암 흑색종 치료제 후보물질 '벨바라페닙'의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해당 임상은 NRAS 돌연변이를 보유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NRAS 돌연변이의 경우 현재 국내외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이다.

벨바라페닙은 종양 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 경로 중 RAF 및 RAS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해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표적항암제다. 한미약품은 벨바라페닙과 MEK 억제제인 코비메티닙의 병용요법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며 기존 BRAF 단일체와 MEK 억제제 병용 치료의 기전적 한계 극복에 나설 예정이다.

벨바라페닙은 지난해 식약처가 빠른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길잡이' 프로그램 대상 과제로도 선정됐다. 임상과 허가 과정을 집중 지원받을 수 있는 만큼, 국내 개발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물질은 과거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이력도 있다. 한미약품은 2016년 벨바라페닙을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에 최대 9억10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판권을 확보했으나, 현재 글로벌 임상 개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구체적인 중단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개발 보류와는 별도로 국내에서 자체 임상과 상업화를 추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흑색종 치료제의 국내 개발 사례가 전무한 상황에서 혁신 신약을 직접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해석된다.

이 같은 선택은 연구·생산 현장을 두루 거친 박재현 대표 체제의 의사결정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연구원으로 입사해 팔탄공장 공장장, 제조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연구와 생산 전반을 경험한 30년 이상의 내부 출신 경영자다. 개량·복합 신약을 통해 확보한 수익을 다시 신약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강조해온 인물로, 항암을 포함한 중장기 R&D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구축해 왔다.

업계에서는 벨바라페닙 임상 2상 진입 역시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항암 파이프라인의 무게 중심을 다시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비만 치료제 등 차세대 성장 동력에 집중하는 동시에 항암 부문을 한미약품의 핵심 연구 축 하나로 병행하는 전략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과거 국내 제약사 가운데 항암 분야 바이오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첫 사례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를 개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롤론티스에 이어 벨바라페닙이 또 하나의 상징적인 R&D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높은 제약사로도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R&D 비중은 15.2%로, 국내 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흑색종 신약 개발 역시 이러한 고강도 R&D 전략의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의료진과 환자, 규제기관 등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벨바라페닙의 임상 개발과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는 한편, 향후 다양한 희귀·난치암 영역으로 적응증 확대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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